[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주력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임직원 수와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조직의 통폐합이 진행되고 비주력 사업의 R&D 영역을 없애며 보유한 연구소 수도 줄어들었다.
31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본사 직원 수는 9만689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본사 직원 수는 9만9382명으로 1년새 총 2484명이 줄었다. 계약직 비중도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정직원 수는 9만5652명으로 전년 대비 858명이 줄어든데 반해 계약직은 1246명으로 전년 대비 1626명이 감원됐다. 계약직 중 806명은 시간제 근로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본사에서 근무하던 계약직 직원 대부분이 감원된 것이다.
회사를 떠난 임원들 비중은 더 높다. 전체 임원 중 8.3%가 회사를 떠났다. 2015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미등기 임원 수는 1087명으로 지난 2014년 기준 1208명 대비 121명이 줄어들었다.
최근 5년간 임원수는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지난해 진행된 구조조정 규모가 어느정도 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숫자다. 지난해 퇴임한 임원 중에는 부사장급 이상의 전문위원과 연구위원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퇴임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55세였다. 같은 기간 경력직으로 채용된 신규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48세였다. 세대 교체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임원들의 평균 연령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15년 기준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51세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에는 52세, 2013년에는 53세로 해마다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R&D 비용도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4조8488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했다. 전년 대비 3% 감소한 수치다. 2014년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15조3255억원이었다.
R&D 비용은 감소했지만 특허권 설정 등 개발비의 자산화 비중은 높아져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조1430억원의 개발비를 자산화했다. 지난 2014년에 자산화 한 개발비는 9400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4%로 지난 2014년과 동일했다.
연구소도 총 38개로 2014년 44개 대비 6개가 줄었다. 지난해 연구조직들의 대규모 통폐합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댈러스와 산호세로 나뉘어 있던 실리콘밸리 연구소가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로 통합됐고 LCD와 OLED로 나뉘어 있던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소가 하나로 합쳐졌다.
화학 소재부문 계열사들의 매각으로 인해 전자소재연구소가 폐지됐고 광통신 부문이 매각되며 광전자연구소, (광)통신연구소도 사라졌다. 반도체부문에선 MOS 연구소가 사라졌고 선행기술을 연구하던 선행기술 연구소는 요소기술 연구소로 재편됐다.
이 외 신뢰성 연구소가 신설되고 소프트웨어 연구소(반도체 부문), 서울 소프트웨어 연구소(세트 부문)가 신설됐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