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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에 종일 휘둘린 200兆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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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699.76→691.49(코스닥지수)' '15만5000원→9만8700원(코데즈컴바인 주가)'.


17일 코스닥지수와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천장과 바닥을 동시에 경험했다.

오전 10시께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15만5000원까지 상승하자 코스닥지수도 함께 699.7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18일(726.46) 이후 약 7개월 만에 장중 코스닥지수 7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이후 주춤해지자 코스닥지수 700 돌파도 멀어져 갔다. 결국 장 막판 코데즈컴바인이 낙폭을 키우며 가격제한폭(-30%)인 9만8700원에 거래를 마치자 코스닥지수도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코데즈컴바인은 매출액 2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매출액 2000억원짜리 기업 하나가 매출 120조원, 시가총액 200조원짜리 코스닥시장 전체를 흔든 셈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데즈컴바인에 의한 지수 왜곡을 지난 2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에 적용해 계산해 보면 12포인트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690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코스닥지수는 코데즈컴바인 거품을 걷어내면 680 수준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스닥지수는 코데즈컴바인이 급등하는 기간,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데즈컴바인이 급등을 시작한 지난 3일 660대였던 코스닥지수는 코데즈컴바인이 카카오를 제치고 시총 2위까지 올랐던 지난 16일 699를 넘었다.


매출액 2000억원에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이처럼 코스닥지수를 흔들 수 있었던 것은 유통주식 수 때문이다.


코데즈컴바인의 유통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0.6%(25만주) 수준에 불과하다.


코데즈컴바인의 전체 상장 주식 수는 3784만여주인데, 이 중 99%가 넘는 3759만여주가 보호예수(매각제한)로 묶여 있다.


최대주주 코튼클럽 보유 3422만주와 채권단 보유 337만주가 모두 당장 거래될 수 없는 주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으로 등록된 세력들이 주식을 사고 팔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3일부터 매수세를 이어온 외국인은 17일 2억5000만원어치를 매도하며 '팔자'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앞서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15일, 외국인 보유물량은 유통물량의 84%인 21만여주로 집계됐다.


시총은 한때 7조원 가까이 갈 정도로 커졌지만 주가를 띄우는 데는 수십억 원만 있으면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률 50% 이상의 부실 기업이 적은 유통주식 물량으로 셀트리온ㆍ카카오 양강체제였던 코스닥시장의 패권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제2의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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