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관련 조직 수장들 사장급→부사장급
슬림·스피드·스마트 등 3S로 변화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 연구조직이 젊고 가벼워지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을 사업부로 전진배치하면서 조직규모가 슬림화된 데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의 나이도 어려지고 있다. 급변하는 기술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만큼 조직을 슬림·스피드·스마트 등 3S로 변신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일 삼성전자는 최근 전사 조직인 글로벌기술센터(GTC) 수장을 김종호 사장에서 장시호 부사장으로 바꿨다. 장 부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무선사업부 내 글로벌제조센터장 업무를 맡았다. 생활가전사업부 내 글로벌제조센터에서 생산라인 고도화 작업에 성공한 만큼 무선사업부 내에서 역량을 발휘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번에 GTC까지 맡게 되면서 장 부사장은 무선사업부는 물론이고 전사적으로 제조기술 전반에 대해 총괄하게 됐다. 기존 GTC 수장이었던 김종호 사장은 삼성중공업의 생산부문을 맡아 삼성전자의 제조 기술을 중공업에도 전파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장 부사장이 겸직하게 된 GTC는 IM(ITㆍ모바일)부문과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등 삼성전자 전 권역에 걸쳐 제조기술을 전담하는 곳이다. 사장이 이끌던 조직이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만큼 실무 경험이 많은 부사장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GTC를 비롯, 최근 삼성전자는 연구ㆍ선행개발 관련 조직을 대부분 부사장급 이하가 맡고 있다. 완제품 선행 개발을 맡은 정보미디어(DMC) 연구소(김창용 부사장), 삼성만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쓰고 있는 소프트웨어센터(조승환 부사장), 디스플레이ㆍ반도체 관련 선행 연구를 담당하는 생산기술연구소(김용식 부사장), 반도체연구소(정은승 부사장) 등 부문별 굵직한 연구소를 모두 부사장이 이끈다.
과거에만 해도 각 센터들의 수장이 대부분 사장급이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모두 부사장급으로 직함이 바뀌었다.
무선사업부 내에서도 전략마케팅실, 글로벌운영실, 개발담당 등을 이끄는 수장이 모두 사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이상철부사장(전략마케팅실), 이인종부사장(개발1실), 노태문부사장(개발2실) 등 사장급으로 교체됐다. 글로벌운영실은 김재권사장이 퇴임한 후 팀급 조직으로 격하됐다.
GTC와 무선사업부 제조센터장 겸직과 비슷한 부류의 인사도 있었다. VD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맡은 김문수부사장은 최근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센터도 겸직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흐름은 비슷한 업무를 맡거나 시너지가 나는 조직들을 함께 맡겨 속도를 빠르게 내고, 의사결정도 빨리 진행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한 사업부 안에 사장이 여러명 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역량만 된다면 부사장, 전무급도 얼마든지 팀을 이끌 수 있도록 한다는 분위기"라며 "사장이 여러명인 시대 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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