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후 물기 제거는 필수, 로프트와 라이각 점검하고, 그립 교체하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닦고, 점검하고, 갈고."
아마추어골퍼들에게도 본격적인 봄 시즌을 의미하는 3월이 시작됐다. 겨우내 처박아 놨던 골프채를 꺼내 깨끗하게 닦고, 피팅센터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고, 그립과 골프화 스파이크를 교체하는 등 장비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골프는 멘탈게임이다. 무기에 대한 깔끔한 손질은 수명 연장은 물론 애정과 믿음으로 이어져 실전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 "골프채 최대의 적은 습기"= 페어웨이우드와 아이언 헤드, 스틸 샤프트 등의 소재는 철이다.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부식되고, 습기나 염분이 있다면 녹스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비나 눈 속에서 라운드를 한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헤드커버를 씌운 채 장기간 보관했다면 최악이다. WD-40 같은 방청제를 사용해 녹을 제거하고, 마른 수건으로 잘 닦은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둔다.
평소 악천후 속에서 라운드를 했다면 골프백을 자동차 트렁크에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그늘에서 건조시키라는 이유다. 귀찮다고 트렁크에 눕혀서 보관하는 건 도로에서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돼 변형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이언은 스핀력을 감안해 항상 그루브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습관을 갖는다. 그립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거꾸로 세우면 그립 끝의 작은 구멍에 들어간 물까지 빠진다.
아이언의 비거리가 줄거나 클럽별 거리 편차가 일정하지 않다면 로프트 변화가 원인이다. 철이 무른 연철 단조 아이언은 특히 사계절을 거치면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 뒤땅을 칠 경우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윙은 일정한데 갑자기 슬라이스나 훅이 나타난다면 지면과 샤프트가 이루는 라이각이 문제다. 골프용품 메이커들의 무료 점검 서비스를 활용하면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 "그립 갈고, 스파이크 교체하고"= 그립은 특히 남다른 공을 들여야 한다. 골퍼와 골프채의 '유일한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건조한 겨울을 지나면서 경화되는 동시에 세척하지 않고 보관했다면 손에서 묻은 염분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당연히 스윙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립이 딱딱하거나 미끄러우면 꽉 잡게 되면서 훅을 내기 쉽고, 비거리 역시 줄어든다.
아직 상태가 양호하다면 중성세제를 이용해 미지근한 물에 닦은 뒤 물기를 털어낸 뒤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이미 경화가 진행됐다면 당연히 새 것으로 갈아줘야 한다. 그립을 교환하는 자체는 쉽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게나 굵기 등이 똑같아야 한다는 대목이다. 1g의 미세한 변화가 출시 당시 헤드와 샤프트, 그립의 최적 조합을 무너뜨릴 수 있다.
골프화 스파이크도 마찬가지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스파이크가 빠지거나 일부분이 파손된 상대에서 플레이하는 골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골프는 18홀을 도는 데 8~10㎞, 적어도 5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종목이다. 골프화는 더욱이 스윙 과정에서 하체의 견고한 지지력을 책임지는 '15번째 클럽'이다. 메이커들이 스윙에 가장 적합한 스파이크를 배치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