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대 미술과 교수가 지난 18일 서울가정법원에 친생자관계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김 교수 측은 이번 소송이 천 화백의 미인도 위작 규명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천 화백이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에 대해 직접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당시 미술관은 제작연도·소장경위 등을 토대로 진품이라고 결론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천 화백이 지난해 별세한 뒤 위작 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하며 민·형사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알린 바 있다. 이번 소송은 손해배상 청구, 명예훼손·저작권침해 고소 등 실질적 대응에 앞서 법적인 자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천 화백은 첫 남편과 사이에서 1남1녀를 낳고, 두 번째 남편과 사이에서 김 교수와 그 동생을 낳았다. 김 교수 남매는 그러나 다른 여성과 법률상 혼인 상태이던 아버지로 인해 가족관계등록부상 어머니는 천 화백으로 되어있지 않다.
천 화백 스스로도 김 교수 등이 자녀임을 밝힌 만큼 친자 지위 확인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해지나, 유전자 감정 등 실제 절차상 결론을 맺을 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
한편 김 교수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속 관련 분쟁으로 귀결될 가능성에 대해 강력 부인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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