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난 섹스심벌 아닌 연기자다" 그녀의 비명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여우들의 잔혹사- 마릴린 먼로, 김정은, 이민정, 그리고...

"난 섹스심벌 아닌 연기자다" 그녀의 비명 배우 마릴린 먼로 / 사진 = 헤리티지 옥션 제공
AD


아내와 아들이 휴가지로 떠나고, 홀로 남은 집에서 해방감에 젖어있는 한 남자가 있다. 동굴이론(플라톤의 교육적 동굴 말고, 혼자 숨고 싶은 존 그레이의 동굴이다)에 충실하게,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그는 갑자기 다른 여자와의 밀애를 꿈꾼다. 때마침 이웃에 이사 온 여인은 그 상대로 적격일 만큼 아름답고, 남자의 망상은 끝없이 이어진다.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이 욕망의 대상이 되는 금발미녀, 마릴린 먼로는 호소한다. “남자들이 나만 보면 결혼하자고 해요.”

현실에서도 남자들은 그녀를 끊임없이 욕망했다. 문제는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만 그녀에게 투영하고, 나머지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것. 특히 그녀의 생각과 감정보다는 ‘나 말고 먼로를 가진 그놈이 누구인가’를 집요하게 쫓는 시선은 오늘날까지 그녀를 배우가 아닌 섹스심벌, 또는 대통령의 숨겨진 여자로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대중의 도 넘은 참견

며칠 전 배우 김정은의 결혼발표에 여론이 시끌시끌했다. 결혼적령기의 여배우 결혼에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 이유는 예비신랑이 한 차례 이혼한, 게다가 초등생 자녀를 둔 이혼남이었기 때문인데, 이 내용은 김정은 측이 아닌 한 언론사의 단독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배우에 대한 관심을 넘어 상대방의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쳐 대중에게 내보인 언론의 행태는 정작 그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에는 게으른 모습을 보여 왔다. 작품의 내용과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내면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무엇을 입고 나오는지, 어떤 오버액션으로 오늘의 짤방을 남겼는지. 그리고 카메라 바깥에선 누구를 만나는지가 대중의 관심사일 뿐이다.


"난 섹스심벌 아닌 연기자다" 그녀의 비명 배우 이민정 / 사진 = 이민정 인스타그램 캡처


출산 후 드라마를 통해 복귀하는 배우 이민정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임신과 출산으로 활동을 쉬고 있는 동안에도 그녀는 대중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남편이 구설에 휘말리고, 협박사건으로 법원에 출석하는 동안 그녀의 이름은 기사마다 꼬리표처럼 등장했고 댓글을 통해 쉴 새 없이 언급됐다. 복귀작과 관련한 인터뷰가 이어질 테지만, “남편과의 사이는 어떠신가요?”란 질문 또한 빼놓지 않고 등장할 것이다.


"난 섹스심벌 아닌 연기자다" 그녀의 비명 김을동 의원 선거 현수막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여배우와 남자


대중이 기억하고 궁금해하는 남자가 꼭 여배우의 ‘연인’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그 범위가 가족으로 확장됐을 때, 이 관계는 더 많은 스토리를 양산해낸다. 다가오는 4.13 총선에서 서울 송파병 지역구 사수를 준비하는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얼마 전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 인상 깊은 현수막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조부인 김좌진 장군, 부친인 김두한 전 의원, 그리고 아들인 배우 송일국까지, 이 세 남자는 현수막 속에서 그녀를 지키는 수호천사처럼 든든한 배경으로 자리하며 지역주민에게 무언의 호소를 보낸다. 여차하면 삼둥이까지 가세해 여섯 남자의 호소가 될 뻔했으나 현행 공직선거법 제 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의거,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이 금지됨에 따라 아쉽게도 삼둥이의 현수막 캐스팅은 불발됐다.


"난 섹스심벌 아닌 연기자다" 그녀의 비명 사진 = 배우 김지미



6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김지미는 그 명성만큼이나 화려한 남성편력으로 줄곧 가십의 소재가 되곤 했다. 그녀는 대중이 자신을 OO의 여자로 호명할 때마다 당당하게 스스로를 증명하며 도리어 그 남자를 김지미의 남자로 만들어버렸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가 남긴 “살아보니 대단한 남자 없더라”는 말은 세간의 편견에 지지 않고 맞서온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여배우의 삶을 후배에게 권하겠는가 하는 질문에는 “권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그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음을 시사한 바 있다.


영화의 꽃이란 표현은 여배우의 티켓파워를 반증하는 수식어이자 그 역할을 외모에만 국한시키는 양날의 칼이다. 중년 여배우는 항상 아줌마, 주인공의 엄마로 소비되는 현실에 불만을 드러내고, 한창 활동 중인 20~30대 여배우들 역시 자신의 외모만을 부각시키는 시나리오를 받아들 때마다 배우로서의 한계를 절감한다고 토로한다. 배우로서 자신을 드러낼 공간이 화보나 CF가 아닌 제대로 된 작품이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은 표면적인 대상으로 여배우를 소비하고, 가십거리로 소모시키는 - 그러니까, 그녀보다 그녀의 남자에 집중하는 - 세태의 반증이자 저항의 몸짓이 아닐까. 그들은 여우(女優)가 아니다. 한 명의 배우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