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향후 금리 인하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2월 금통위가 시장 전망을 벗어나지 않아 충격은 없었지만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만큼 3월 중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추가 인하 전망을 놓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본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성근 금통의원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동안 만장일치로 동결됐던 것과는 달리 소수의견이 나와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온 것이다.
이에 현재로선 이달에 나온 소수의견으로 3월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채택이 늘어가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금리 인상을 지연할 뜻을 내비쳤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통화가 약세인 만큼 환율 유지를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소수의견을 다음달 금리인하의 시그널로 판단한 것이다.
김은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중앙은행들의 3월 금리 결정과 우리나라 데이터들을 살펴봐야할 것"이라면서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진 걸로 본다"고 전망했다.
3월이 아니더라도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통화완화 흐름과 유가하락으로 인한 저물가의 장기화 등 대외 요인과 수출부진 지속, 소비심리 회복 지연 등 국내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2/4분기 중 한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3월이 아닌 2/4분기로 인하 시기를 예상하는 이유는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 발표가 큰 충격 없을 거라 보고 경기 하강기조가 금리 결정에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4월에 있을 금통위의 변화로 3월에 금리가 인하되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자산분석 팀장은 "3월에 금리 인상한다는 관측이 많은 것은 4월 수정 경제전망을 하향하기 전에 통상 금리인하를 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올해는 4월에 금통위원이 4명이나 바뀌어 떠나기 직전인 3월에 금리인하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금리 인하의 유인이 떨어져 연내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를 낮춰 소비를 늘리는 방식을 택하면 부채가 확대돼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며 "연내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본 중앙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면서 엔화가 약세할 줄 알았는데 강세로 돌아섰다"며 "수출 경쟁력 증대라는 금리 인하 명분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세계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부터 소멸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지금의 경제 지표 악화추세가 1~2개월 더 늘어난다면 금통위원도 금리인하 필요성의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부담된다"며 "(금리인하에) 중장기적인 구조개혁,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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