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거꾸로 가는 경제]세이의 법칙 저물고 케인스 시대 왔다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유가 하락에도 소비 안 살아나
유동성 충분한데 부동자금 늘어
전통적 통화정책도 작동 안해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종탁 기자] 최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들이 글로벌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지게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풍미했던 세이(Jean B. Say)의 법칙이 저물고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는 형국이다.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는 장기적으로 수요가 공급수준에 맞춰져 경제가 항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는 총수요가 총공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장기적으로 존재해 경기침체와 공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경제가 침체일로에 들어선 것은 늘어나는 공급에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국제유가가 약세가 예상과 달리 실물 경기를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월평균 값은 지난해 12월 34.92달러에서 올해 1월 26.86달러로 23.1% 급락했다.


통상 국제유가 하락을 제품경쟁력을 높여 수요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국제유가는 오히려 저물가를 확산시켜 세계 경제 전체를 둔화시켰다. 이는 저성장→수요 축소→생산 감소→고용 긴축→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저물가ㆍ저성장으로 악순환하는 구조를 초래했다. 저유가로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전체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이 58%에 달하는 한국은 조선ㆍ건설ㆍ플랜트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실물 경제도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각종 단기 처방에도 불구하고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넘쳐나는 시중자금이 부동화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지난해 두 차례의 금리인하와 재정확장정책으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지만 정작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1로 직전분기 0.72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소비와 투자 등에 자금이 쓰이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0년 1.51에 달했던 통화유통 속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0.88로 떨어진 후 추세적 하락국면이다. 중앙은행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시중 금융회사를 통해 몇 배의 통화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 승수도 작년 3분기 17.8까지 떨어졌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은행 대출이 공급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공급이 늘어나도 수요가 창출되지 않고 있는 셈이고 이는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ㆍ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로벌 중앙은행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마이너스 기준금리도 기대와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예상된 파급효과는 자국 통화가치 하락→수출 증가→경기호조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엔화가치는 되레 뛰고 있다. 유로화 역시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 발언을 한 이후 더 올랐다.


글로벌 경제가 전통적인 성장경로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는 만큼 국가간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