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호텔롯데 상장 차질빚나…신동주가 흔들고, 장은 빠지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7초

판 흔드는 신동주…신동빈 日서 밀어내기 주력
우울한 국내외 증시…주관사는 비공식 태핑만
검찰도 日 계열사 관련 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그룹 조사 착수

호텔롯데 상장 차질빚나…신동주가 흔들고, 장은 빠지고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AD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투명경영'의 신호탄이 될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난항을 겪고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그룹의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데다가 국내외 증시 상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분쟁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서의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에서 해임하겠다고 나서면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 흔드는 신동주…신동빈 日서 밀어내기 주력= 임시주총은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개최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진이 이를 거부할 경우 신 전 부회장 측이 법원에 소집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개최 여부는 법원으로 결정권이 넘어간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승소하면 8주 이내 주총이 개최돼 대략 4월 중순경 임시주총이 열린다. 이 마저도 신 전 부회장 측의 승소를 전제로 한 것이며, 패소할 경우 항소할 가능성 높다. 신 회장의 해임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두고 양측의 지루한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임시주총이 빠른 시일내에 개최된다고 해도 해임이 가결될지 부결될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이제까지의 상황으로 미뤄볼 때 신동빈 회장의 일본에서의 입지는 나쁘지 않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결권 지분 31.5%)를 지배하고 있으며,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을 합쳐 총 33.8%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 지분은 1.5%이며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현지 임원 지주회(6.7%), 공영회(15.6%)의 지분을 포함하면 23.8% 수준이다. 해임안을 가결시키기 위해서는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신 전 부회장이나 신 회장 어느쪽도 그만큼의 의결권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키맨'은 종업원 지주회로 이들의 지분은 31.1%에 달한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가 본인의 편에 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종업원 지주회 구성원들이 이미 지난해 벌어졌던 경영권 탈취 과정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요구할 임시주총을 통해 그동안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측은 그러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세 차례의 주총을 통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종업원 지주회의 지지의사를 직접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면서 "표 대결까지 갈 경우 신 전 부회장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어필하는 것 자체가 주주들의 동의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주장들도 기존에 했던 주장들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우울한 국내외 증시…주관사는 비공식 태핑만= 국내외 증시도 우울한 상황이라 공모가 산정에도 불리하다. 현재 국내외 증시는 중국경제 둔화 우려와 저유가라는 틀 안에 갇혀있다. 두가지 문제 모두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호텔롯데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밸류에이션 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서 공모가 산정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동종업계의 대표종목이다. 사실상 호텔신라가 유일하다. 호텔신라는 올해 들어서만(12일 종가 기준) 16.26% 하락했다.


경영권이 불안정하다는 점도 공모가 산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사업과 실적이 흔들릴 위험이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기피하기 마련이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내부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이 악화된 탓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상실한 바 있다. 월드타워점은 연매출 5000억원을 웃도는 호텔롯데의 핵심 사업장으로 꼽혀왔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비공식 사전 시장조사(태핑)만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설명회(NDR)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사업적인 필요성이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신동빈 회장은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안팎의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상장을 감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일본 계열사 자료 제출과 관련, 허위제출 혐의로 검찰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압박까지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사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단체는 공정위가 이달 1일 롯데그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롯데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공정위에 미제출·허위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총수와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공시해야 하는데도 롯데는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의 일본 계열사를 총수 일가와 관련 없는 '기타 주주'가 소유한 회사라고 과소신고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법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정하고,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