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배럴당 20달러대의 신(新) 저유가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은 원료 다변화,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10일 한국수출입은행의 '신 저유가시대 정유석유화학산업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저유가 영향으로 이례적으로 수요가 증가해 약 140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수요 증가분은 다소 축소되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에도 3대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우선 원료 다양성 증가다. 이는 2010~2014년 상반기까지 고유가 지속으로 확대된 트렌드다. 석유기반의 나프타 원료 비중은 감소한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가스 원료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원료 다변화 투자는 2014년 하반기 이후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매력도가 크게 하락했으나 중장기적인 유가상승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한자리수로 전환됐으며 향후에도 6~7%대의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섬유, 자동차, 건설 등 석유화학의 주요 전방산업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자급률을 빠르게 늘리면서 특히 카프로락탐 등 합섬원료 중심으로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은 고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 수익성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바스프, 다우 등 선진기업들은 이미 수익률이 낮은 범용제품에서 벗어나 고객중심, 후방시장 통합형 사업으로 전환해 산업재, 소비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도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바꿔나가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은 규모의 경제가 취약하고 수익성이 낮은 범용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계에 이른 제품 설비 중심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고부가 제품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등 다각도의 구조조정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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