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키프로스의 통일 움직임과 한반도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충무로에서]키프로스의 통일 움직임과 한반도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AD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가 다시 통일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초청으로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남북 키프로스 대통령들은 한 목소리로 국제사회가 키프로스의 재통일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키프로스는 지정학적으로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 터키 및 시리아가 바로 코앞이고, 수에즈 운하도 지척인 전략요충지다. 한반도로 보면 북한의 해주항과 남포항이 코앞에 있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라고 할까. 주변 강대국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1960년에야 겨우 독립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1974년 그리스계 군인들이 키프로스를 그리스와 합병할 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이에 맞서 터키가 4만명의 군대를 이끌고 들어와 북쪽(전체 영토의 37%)을 강점했다. 이것이 42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분단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무력 충돌이 간단없이 계속됐고, 이를 막기 위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처럼 완충지대(그린라인)가 설치되었으며, UN 평화유지군이 파견되었다.

지난 일이지만 결정적인 통일의 기회가 있었다. 2004년 당시 유엔 사무총장인 코피 아난의 연방제 통일국가 제안(북쪽 영토의 절반을 남쪽에 주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북은 가결(찬성 64.9%)했지만 남은 부결(반대 75.8%)시켰다. 결정적 원인은 남쪽 지도자가 마음을 바꾸어 이 제안을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남북 키프로스는 통일의 필요성보다 통일의 후유증이 더 심각할 수도 있다. 그리스계는 대부분 남쪽에 거주하고 터키계는 북쪽에 살고 있다. 종교도 남쪽은 기독교(그리스정교회)인데 북쪽은 이슬람이다. 인종이나 종교로 보면 남남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통일하려고 한다. 왜 그럴까. 거창한 통일 담론도 있겠지만 남북 정치지도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결정적 요인은 분단된 키프로스로는 미래가 보장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북쪽은 끊임없는 터키 본토인들의 이주로 자칫 터키의 식민지가 될 우려가 있었다. 관광업이 주된 산업인 남쪽은 국제금융위기 때 크게 혼났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100억유로(14조5000억 원 상당)의 구제 금융을 받고서야 부도 위기에서 벗어났다. 남북 간 긴장이 지속되고 왕래가 자유롭지 못하니 관광객이 줄어들 수밖에.


이런 판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남쪽에서 천연가스전이 발견된 것이다. 300억∼1000억유로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 돈이면 구제금융 빚 모두를 갚을 수 있다. 그러나 먹을 것이 생기니 북측과 터키가 군침을 삼키고 있다. 개발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이런 복잡한 실타래를 푸는 것이 정치다.


통일에 미온적이던 남측이 드디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야겠다고 나섰다.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왕의 전차에 매달린 매듭을 아무도 못 풀자 한칼에 자른 것처럼 말이다. 남북은 한 달에 두세 차례씩 만나 통일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북에 토지를 두고 남으로 이주해온 자들에게 지급할 토지보상비가 큰일인데 가스를 팔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남북 모두 통일 반대론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다행스럽게도 남측의 후견인 그리스는 자체 경제 문제로, 북측의 터키는 유럽연합(EU) 가입 문제로 통일을 반대할 명분이 줄어들었다. 영국은 이미 군사기지를 챙겼다. 남북 키프로스 지도자들이 이틈을 타 다보스 포럼에서 통일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여행길의 키프로스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니 한숨이 절로 난다. 남북한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미국과 중국 등 4강의 틈바구니에서 미래는 있는가. 키프로스처럼 남북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남북 교류협력 증진에 이어 장차 통일 논의까지.


맨날 같은 편끼리만 모여 식사하고 보고서나 만들면 뭐하나. 2014년 유엔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도 미국 연구기관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를 언급하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이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