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장봐서 만드니 가격10배...가성비 대박 실감
②'혜자 도시락' 대해부, 직접 만들어본다면?='혜자롭다'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편의점 도시락은 인기를 끌었다.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한 도시락이 싼 가격에도 질이 담보된 반찬을 선보이면서 혜자롭다는 은혜롭다의 비슷한 말로 통용되고 있다. 반대말은 '창렬스럽다'라는 말인데 내용물이 부실했던 식제품의 광고모델이 당시 DJ DOC 멤버 김창렬이었기 때문이 이 같은 말이 만들어졌다.
편의점 도시락은 가성비가 갑이다. 혼밥족에게 편의점 도시락은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엄마 밥과 같다. 3000원~4000원대 도시락이지만 흰 쌀밥부터 깨밥, 흑미밥 등이 제공되며 돼지불고기, 떡갈비, 치킨, 나물 등 영양도 갖춘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신동엽, 홍석천, 백종원, 혜리…. 예능 프로그램 하나는 거뜬히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들은 편의점 도시락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두 종류가 출시된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16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초기 하루 평균 7만~8만개 팔리던 것이 이달 들어선 하루 판매량 10만개를 넘기기도 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도시락 개발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저렴하게만 여겨졌던 편의점 도시락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마더혜레사도시락'으로도 불리는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3500원)'을 만들어 보기 위해 재료들을 장바구니에 담아 봤다. 진수성찬 도시락은 흰 쌀밥과 떡갈비, 돼지불고기, 치킨, 나물3종, 볶음김치, 계란말이 등 8종 반찬으로 구성돼 있다. 냉동으로 포장된 원재료를 다 사면 대략 3만7000원 정도(관악구 A대형마트 기준)가 들었다. 계란 3780원(10개), 돼지주물럭 1980원(100g), 떡갈비 6980원(640g), 팝콘치킨 8250원(650g), 포장김치 5480원(500g), 콩나물 1980원(270g), 참타리버섯 980원(1팩), 시금치 2480원(1단), 쌀 4900원(1㎏)이었다.
도시락과 비교해 본전을 찾으려면 장을 본 상품에 최소 10번을 만들어 먹어야 한다. 쉽지 않아 보인다. 버섯이나 콩나물 등은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기도 힘들다. 만드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한다면 편의점 도시락이 나아보인다.
양호승 GS리테일 도시락 MD는 "주변 식당보다는 가격이 싸야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어야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의 축소와 대량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양 MD는 "한국의 식문화를 상다리가 휘어진, 잘 차려진, 같이 먹는 문화라고 하는데 물가가 올라가고 주어진 돈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혼밥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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