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빅킬러마켓 한류전진기지' 거점 될 것"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세계 콘텐츠시장의 화두는 융복합이다. 새로운 콘텐츠와 장르의 개척으로 '신(新) 한류'를 열겠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에게 신년 새 사업은 낯설지 않다. 오래 전부터 예견하고 칼을 갈았다. 콘텐츠 개발의 달인이다. 1982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24년 동안 다양한 광고를 만들었다. 2007년부터는 도너츠미디어와 머큐리포스트를 운영하며 광고, 영화, 드라마 등 종합엔터테인먼트 상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송 원장은 "30년간 콘텐츠를 만들었다. 원장이라는 위치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흐름을 보고 있다"고 했다.
한류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특히 일본시장이 양국 간 관계 악화로 크게 위축됐다. 중국 진출도 여러 가지 규제에 부딪혔다. 송 원장은 중국을 지역과 권역별로 나누고 역량을 집중한 끝에 활로를 찾았다. 중국의 4대 직할시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충칭에 전략적 거점을 마련했다. 그는 "올해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위한 한중문화산업협력촉진센터와 우리 콘텐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한류상품복합몰이 들어선다"고 했다.
한콘진은 지난해 충칭의 국유 문화기업을 총괄하는 충칭문화산업투자그룹유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는 6월에는 충칭사무소도 개소한다. 송 원장은 "충칭에서 국내 기업을 위해 3년간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하기로 했다. 한류 테마파크 설립을 기획해달라는 제안까지 받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컨소시엄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류상품복합몰, 비즈니스센터, 한류 테마파크 등의 건물을 건립하는 데는 한콘진이 30%, 충칭이 70%의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다.
그는 이러한 사업을 "'빅킬러마켓 한류전진기지' 건설"이라고 명명했다. 오는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신규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와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국문화원에 해외 마케터를 파견하는 등 한류 콘텐츠가 뻗어나갈 수 있는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나아가 해외사무소와 문화원에 상설 한류 콘텐츠전시관을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의 질은 개발동력 확보와 새로운 추진엔진을 통해 높인다. 한콘진은 지난해보다 인력을 40명 늘렸다. 예산도 40% 증액된 2927억원이다. 제작 지원 등 장르별 진흥사업에 1100억7300만원, 융복합콘텐츠 발굴 및 창업 지원에 563억9000만원, 문화기술 R&D에 540억3700만원, 융복합 인재양성에 264억1600만원을 투자한다. 송 원장은 "유례가 없는 공공기관의 확장을 직원들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며 "이미 유사기능, 부서통폐합, 대팀제 도입 등 성과 창출을 위한 내부 정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어 "신설한 cel벤처단지본부, 문화창조아카데미, 게임산업진흥단, 콘텐츠가치평가센터와 '이야기산업 진흥법' 제정 추진 등을 통해 장르와 장르가 융복합된 빅 킬러 콘텐츠의 생산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한콘진은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지원금 차등지원제도 시범 도입한다. 지역특화문화콘텐츠 개발,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차세대 게임콘텐츠 제작 등 4개 과제를 중심으로 실행되는 제도로 사업지원 협약을 맺은 기업이 중간평가 점수에서 일정 수준(80점)을 넘어야 나머지 지원금(20%)을 받을 수 있다. 70∼80점대의 기업은 수행기관의 요청이 있어야 재평가의 기회를 받는다. 70점 미만의 평가를 받으면 지원금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 송 원장은 "지원에 의존해 생존하는 기업을 걸러내고 콘텐츠 생태계에 자극을 주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운영하고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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