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셀트리온 재고자산 바이오의약품 판매가 관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을 유통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상장을 추진중이다.
20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우증권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주요 주주와 관련 논의를 진행한 후 국내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는 "이사회 등을 거쳐 결정할 사안으로 경영진하고 계속 논의중"이라며 "아직 국내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모든 판권을 갖고 있다. 그동안 셀트리온 매출이 늘어날 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사실상 재고를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4년간 셀트리온 매출이 2011년 2790억원, 2012년 3502억원, 2013년 2262억원, 2014년 4710억원을 기록하는 동안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자산도 함께 증가했다. 2011년 3807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은 2012년 6788억원, 2013년 9316억원, 2014년 1조1739억원으로 불어났다.
상장 성공의 관건은 셀트리온으로부터 사 놓은 재고자산, 즉 바이오의약품을 얼마나 시장에 파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되면 투명성과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1년에 한 차례씩 공개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정보를 알 수 있었지만 상장 후에는 실제 매출 발생 여부를 포함해 광범위한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에게 불합리한 쪽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할 것이란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53.9%를 갖고 있고, 셀트리온의 경우 지분 93.9%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10.48% 지분을 보유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을 산정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만약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상장된다면 정해진 룰에 따라 합병비율을 산정해야 하는 만큼 소액주주들도 피해를 입지 않는 방향으로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 측면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되면 글로벌 판매망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한 연구원은 "그동안 자금이 부족해 규모가 큰 시장에만 공을 들여온 측면이 있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되면 조달한 자금을 통해 작은 시장의 로컬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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