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행, 중국銀 지분 판매…'중국' 불안감 커졌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 은행권에서 잇따라 투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중국 금융시스템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데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도 영향이 컸다.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글로벌 은행들의 중국 은행권 투자회수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도이치뱅크는 중국인민재산보험공사(PICC)에 화샤은행 지분 19.99%를 32억~37억유로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도이치뱅크가 중국 인민재산보험공사 지분을 최초 취득한 건 2006년이다. 이후 2008년과 2011년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가 최근 중국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자금을 회수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도이치은행의 핵심기본자본비율은 30~40bp개선될 전망이다.

◆ 중국 은행 지분 파는 유럽·미국 은행들=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은행들은 최근 중국 은행에 투자한 지분을 잇따라 팔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흐름과 함께 중국발 리스크가 계속 발생하면서 앞으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인 글로벌 은행도 있다.

스페인 2위 은행인 BBVA는 지난해 1월 중국시틱은행 지분 4.9%를 부동산회사인 신후 중바오에 15억 유로에 매각했다. 잔여 지분 4.7%도 추가 매각 예정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008년 투자한 중국건설은행 지분 20%를 2013년 9월까지 팔았다. 골드만삭스도 중국공상은행 지분 4.9%를 2013년 매각해 97억 달러를 회수했다.

SC은행과 시티은행은 각각 중국농업은행과 중국광파은행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 中 금융 시스템 불안 커져…성장률 둔화도 영향=글로벌 은행들이 중국 은행 지분을 파는 것은 중국 금융시스템과 은행 안정성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조 위안(약 366조원)으로 연초 대비 5000억 위안(약 32조원)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이날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작년 4분기 중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6.9%로 봤다. 3분기에 이어 2009년 1분기 6.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향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비관적이다. 해외 IB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6.5%, 내년은 평균 6.3%로 보고 있다. 일부 IB들은 올해 전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대로 낮추기도 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8%로 봤고, 바클레이즈는 올해는 6.0%이나 내년에 5.8%로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은행이 중국 은행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지만 한국 은행권은 중국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중민국제융자리스'를 중국 회사와 공동설립하면서 25%의 지분을 확보했다. NH농협금융은 중국 공소그룹과 인터넷대출은행, 손해보험회사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