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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아픈 지구 진찰하는 '위성 청진기'

시계아이콘02분 34초 소요

대양·오존·에어로졸·빙하 등 실시간 관측

[과학을 읽다]아픈 지구 진찰하는 '위성 청진기' ▲테라 위성은 에어로졸의 분포를 파악한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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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요즈음 '장영실'이란 사극이 방영되고 있더군요. 드라마 시작에서 일식과 월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일식과 월식이 있을 때 조선시대 왕들은 구식례(救食禮)를 올렸습니다. 해와 달이 침식당하고 있으니 정성을 다해 이를 복원시키는 의식인 것이죠. 해가 사라지거나 달이 없어지는 것은 모두 왕의 인덕, 치세와 관련이 있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아주 성대한 의식으로 치러졌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구식례에 대한 기록이 여럿 보입니다.


세종 16년 11월 1일 기사는 이렇게 전합니다. "서운관(書雲觀)에서 아뢰기를, '일식(日食)이 밤에 있으니 구식례(救食禮)를 정지하소서'"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영조 46년 5월 1일자 기사도 눈길을 끕니다. "일식(日食)이 있었다. 임금이 숭정전의 월대에 친림(親臨)하여 구식례(救食禮)를 행하고, 복원(復圓)이 된 뒤에 비로소 내전(內殿)으로 돌아갔다"라고 기록했습니다.


지구과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 해와 달의 이치, 별자리를 아는 것은 농사를 짓는데 아주 중요한 잣대였습니다. 해와 달의 변화에 따라 날씨와 기후가 변했기 때문이죠. 인류의 시작과 함께 기후변화는 가장 뜨거운 관심사항이었던 셈입니다. 이는 인류의 생존과 연결되는 매우 직접적 영향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시대에는 지상에서 올려다보던 지구과학이었습니다. 이제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8일 미국 반덴버그공군기지에서 제이슨3 인공위성이 발사됐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합작품입니다. 해수면 상승에 대한 관측을 목표로 한 기후변화 관찰 위성입니다. 제이슨3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 등 4개 단체가 협력해 만들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해수면 상승, 바람의 속도, 방향 등의 어떤 변화를 끼칠 것인지를 연구하게 됩니다. 기후변화 위성이 국제 합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말해줍니다.


◆지구를 살펴라=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위에는 실시간으로 기후변화를 관측하는 인공위성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 각국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경우 수십 개의 독특한 임무를 지닌 기후 관찰 위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관련 인공위성이 존재합니다. 이들 위성들은 대양, 육지, 대기, 생물권, 빙설권 등에 대한 관측을 합니다.


이를 통해 대기권과 대양의 온도변화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오존층의 상태는 어떤지, 공기 오염의 정도, 해빙과 빙하의 변화 등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1958년 나사가 탄생했을 때 그 목적은 '우주 관측'에 있었습니다. 지구과학 임무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여기에 1970년대 경제가 위축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나사의 관련 예산도 삭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우주관측 임무를 넘어 현실적 문제인 '지구과학 탐험'이 시작됐습니다.


[과학을 읽다]아픈 지구 진찰하는 '위성 청진기' ▲아이스샛 위성은 대륙 빙하의 변화를 관찰한다.[사진제공=NASA]


◆기후변화에 뛰어든 위성들=최근 나사 측의 지구과학 관련 예산을 보면 매년 1억2000만~1억4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주관측과 함께 지구과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특히 최근 기후변화와 맞물려 미국 정부의 관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테라&아쿠아 위성은 대기권의 에어로졸에 대한 측정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자연적 화산폭발, 먼지 폭풍,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에어로졸 등에 대한 입체적 데이터를 파악합니다. 아우라 위성은 대기권의 오존 양에 대한 측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스와 아이스샛 위성은 지구의 대륙 빙하에 대한 빠른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제이슨1과 제이슨2는 해수면의 상승 정도를 파악하는 곳에 투입됐습니다. 이번에 발사된 제이슨3은 이보다 훨씬 정밀한 관측이 가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 2014년 첫 번째 지도가 나와 관심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나사가 2014년 7월2일 지구 상공으로 탄소관측위성(Orbiting Carbon Observatory-2, OCO-2)을 쏘아 올렸습니다. 2014년 12월에 공개된 첫 번째 지도를 보면 남미, 남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 이산화탄소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위성이 지구기후 변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후변화를 둘러싸고 과학적 데이터에 의문을 품고 있는 회의론자들은 "46억 년의 지구역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데이터는 고작 수십 년밖에 되지 않는다"며 평가 절하해 버립니다. 물론 짧은 역사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이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이터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합니다.


[과학을 읽다]아픈 지구 진찰하는 '위성 청진기' ▲해수면의 변화를 관측할 제이슨3이 18일 발사됐다.[사진제공=NASA]


◆우리나라 기후변화 관측위성, 천리안=우리나라는 2010년 6월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천리안)을 발사해 지금까지 운용 중에 있습니다. 천리안은 기상·해양 관측을 수행하는데요. 한반도 주변 환경 감시 능력을 높이기 위한 위성입니다. 보다 정밀하고 구체적 임무 구분을 위해 2018년과 2019년 두 개의 정지궤도복합위성이 추가로 발사됩니다.


기상관측위성(천리안 2A호)은 2018년 5월, 해양·환경관측위성(천리안 2B호)은 2019년 3월로 발사 예정돼 있습니다. 개발비용은 총 7200억 원입니다.


천리안 2A의 기상관측 능력은 천리안위성과 비교했을 때 해상도는 4㎞에서 2㎞로 4배 이상, 관측주기는 30분에서 10분 이내로 3배 이상 향상됐습니다. 관측채널도 5채널에서 16채널로 3배 이상 높아집니다. 기상 관측은 물론 일기예보 정확도와 한반도, 아시아 지역의 기상이변 형상 감시와 예측 능력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사 측은 "수십 년 동안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해 온 기후변화 관련 데이터는 우리에게 기후변화를 알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할 길은 멀고 파악해야 할 연구 대상은 아주 많다"고 말했습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최고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되는 데이터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보다 입체적 파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과학을 읽다]아픈 지구 진찰하는 '위성 청진기' ▲우리나라의 천리안 2B호가 2019년 발사될 예정이다.[사진제공=항우연]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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