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 수준에서 7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14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기로 결정했다. 작년 6월 0.25%포인트 떨어진 후 7개월 연속 동결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섣불리 따라가기 보다는 세계 금융시장을 위험하고 있는 중국발 리스크과 저유가 등 대외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동결결정을 통해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한은은 최근 외환 및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비한 시나리별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발 리스크 등에 금융ㆍ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자본유출입 동향 및 가격변수 동향, 시장 참가자 행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들어 원ㆍ달러 환율은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 의지가 맞물리면서 1200원대를 넘었다. 이로 인해 외국인의 자본 유출도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새해 코스피시장에서 9856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 중이며 코스닥시장에서도 89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한은은 급증한 가계부채와 기업부채의 리스크 분석 작업도 보다 면밀히 하고 있다. 작년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액은 78조2000억원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77조2000억원으로 1년만에 70조3000억원이나 불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잔액도 161조2000억원으로 8조원 늘었다. 은행권의 기업부채 역시 1년동안 48조3000억원이 증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ㆍ기업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단행으로 국내 시장 금리가 오른다면 이는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국내외 경기여건을 주시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추경이나 소비세 인하효과가 끝나면서 국내 소비가 약간 둔화는 됐지만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것 같진 않다"며 "올 여름까지는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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