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 칼럼]'夜登'하면서도 걱정하는데…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데스크 칼럼]'夜登'하면서도 걱정하는데… 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AD

'야등'이라고 하는 야간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이들은 캄캄한 밤에 산을 찾는다. 한적해서 좋고, 조용해서 좋고,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으니 좋다는 게 이들의 평이다. 야등족은 더 늘어날 태세다.


한 후배가 최근 야등을 했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 평소 야등에 관심'만' 있었기에 무심코 읽어봤다. 그런데 글 마지막 부분에서 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산길을 오른 지 삼십 여분, 뒤돌아보면 불빛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능선을 오를수록 더 멀리, 더 널리 있는 불빛들까지 눈에 들어온다. 우와~ 멋지다, 그렇게들 말했다. 그러다 좀 더 보고 있노라니, 저 중에 내 집 하나 없다. 씁쓸하게 들릴 듯 들리지 않을 듯 읊조리는 사람이 있었다."

야등족 가운데 상당수가 무주택자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야등을 하는 이들마저 야경을 보며 집 걱정을 하고 있음을 얘기하려는 것이다.


상투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 "부동산시장이 심상찮다". 아니 올해 내내 불안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전셋값이 크게 치솟고 있는 것부터 그렇게 생각할 여지를 다분히 남긴다. 새해 벽두부터 전세보증금을 올린 집들이 적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전세보증금만 받는 집주인이 줄어들고 있으니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졌고, 자연스레 시장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귀해진 전세와 달리 월세는 늘어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등에서나 보증금 약간에 월세를 받던 행태는 과거에 국한된 얘기다. 이제는 고가의 아파트까지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며 가세하고 있다. 서울의 전세금 평균치는 3억7800만원에 달한다. 보증금을 은행에 맡겨도 이자수익이 낮다보니 보증금을 1억원 이하로 크게 낮추고 나머지를 월세로 받는 경우가 늘어난다. 1억원 정도의 전세보증금이라고 해봐야 월 이자수익으로 치면 20만원 정도에 그친다. 강남 아파트단지에서는 월세 100만원 이상을 내며 사는 세입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도곡동과 삼성동 등지의 공동주택에서는 500만원 이상 월세 계약도 심심찮게 체결된다. 소득이 많든 적든, 세입자인 가계의 살림살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거비용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임대차시장만 불안한 것은 아니다. 매매와 분양시장은 구조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2월부터 강화할 예정이고 금리도 차츰 인상될 것으로 보여서다. 그러는 사이 집을 보유한 이들도 시름에 빠져있다. 막대한 대출금으로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게다가 집값이 크게 하락한다고 치면 가계가 파탄 날 이들이 주위에 널려있다.


돌이켜보면 부동산시장은 '언제나' 심상치 않았다. 마치 기업들이 새해를 맞을 때마다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위기론을 들고 나오듯, 부동산시장 역시 불확실한 가운데 수많은 정책과 수급의 변수로 인해 안정적이지 않았다. 주택보급률이 110%를 훨씬 넘어선 선진국에서조차 해마다 집값이 널뛰듯 하니, 겨우 102% 넘어선 우리야 별 수 있겠나.


부동산시장은 단순히 건설업자나 서민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렇기에 시장을 엄정하게 판단하고 민감한 정책변수를 어떻게 조율해 갈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주택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국토교통부의 주택토지실장은 보름 넘게 공석이다. 급작스레 직전 실장을 전보발령 냈을 때는 누군가를 채워 넣으려는 뜻이 있을 터였다. 그런데 올해 주택정책 계획을 담아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는 시점까지 후속인사가 감감무소식이다. 안팎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크다. 하긴 누리과정으로 저 난리인데도 교육부 장관 임명조차 미뤄두는 판국이니….






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sm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