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로엔의 '음악' 콘텐츠 확보해 플랫폼 지배력 강화 전망
1, 2위간 격차 늘어날까…점유율 확보 경쟁 심화될 듯
카카오뮤직 공동 서비스한 벅스는 '난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카카오가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함에 따라 음원서비스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한 것은 '음악' 콘텐츠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카카오톡 멜론을 발판 삼아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뮤직 외에 새로운 모바일 음악 플랫폼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만의 음악 인프라를 갖춰 카카오만의 새로운 음악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악 콘텐츠는 글로벌 진출에 유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구글, 애플도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했듯 카카오도 음악을 포함시켜 콘텐츠 플랫폼을 완성해나가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로 콘텐츠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사업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멜론 결제수단에 카카오페이를 추가하고, 카카오페이지에서 음원을 판매하고, 카카오TV·다음TV팟을 통해 로엔 소속 연예인들의 독점 콘텐츠를 싣는 방법 등이 있다.
현재 음원 서비스 점유율은 멜론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7월~9월 기준 음원서비스 방문객 수(UV)는 ▲멜론(로엔) 713만명 ▲지니(KT뮤직) 271만명 ▲엠넷닷컴(CJE&M) 138만명 ▲벅스 104만명 ▲소리바다 27만명 순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음원서비스 점유율은 멜론(50%), 지니(23.5%), 엠넷(12.0%), 벅스(8.4%), 소리바다(3.9%) 순이다. 향후 멜론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늘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수로 가장 난처해진 업체는 벅스다. 벅스는 2013년 9월부터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뮤직'을 공동으로 서비스해왔다. 카카오도 당분간은 카카오뮤직을 유지하겠지만 카카오가 로엔과 손잡은 이상, 멜론이나 새 플랫폼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벅스 관계자는 "카카오뮤직은 기획 단계부터 벅스와 카카오가 함께 시작한 서비스이며 이번 인수건과 별개로 서비스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음원 서비스 마케팅 경쟁도 한결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와 결합해 할인혜택을 제공해왔던 기존 방식만으로는 점유율을 지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을 락인시키는 가장 좋은 무기이며, 이통사들이 음원 서비스 할인혜택을 주는 것도 락인효과 때문"이라며 "카카오가 카카오뮤직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카카오의 멜론 인수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멜론은 빅데이터 분석, 티켓 판매 등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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