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결제시장 놓고 사업부문 강화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삼성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자 카드사들이 재빠르게 핀테크 서비스를 도입하며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놓칠 경우 카드사들은 별다른 실효성 없이 인증수수료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까지 모바일결제시장 규모는 5조72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 대비 5배이상 급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가 출시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페이는 기존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기술에서 벗어나 일반 실물카드 결제에 쓰이던 마그네틱 결제기와 호환이 되는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출시 두달만에 누적가입자 100만명, 누적결제금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이용자가 급증했다. 이후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SK플래닛의 시럽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와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페이 등이 경쟁에 나서면서 모바일결제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 이러한 '페이열풍'이 달갑지만은 않다. 카드사들이 아닌 전자업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모바일결제시장을 이끌 경우 별다른 실효성 없이 수수료 부담만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할 경우 건당 4.4~9.9원에 이르는 지문인증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 수수료는 카드사가 부담해야한다. 또한 향후 삼성페이와의 수수료 갈등도 우려된다. 삼성페이가 가입자를 대규모 확보한 뒤에 각 카드사에 수수료 지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모바일결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사 모바일카드 출시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하나카드가 업계 최초로 실물카드 발행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 모비원(mobi 1)카드를 출시하면서 카드사들도 본격적으로 모바일카드 출시에 나섰다. 이어 BC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BC페이(BC Pay)'를 선보였고 KB국민카드는 최근 LG유플러스, 유니온페이인터내셔날과 함께 '유니온페이 모바일 카드를 내놨다.
모바일카드 개발과 함께 '페이'경쟁에 진입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결제플랫폼인 '하나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비씨카드와 롯데카드는 최근 KT와 함께 모바일 결제기술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경쟁 카드사들이 기술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LG전자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출시예정인 'LG페이'와 관련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적인 도입과 함께 조직 내 핀테크 관련부서도 신설, 확대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모바일사업부문(BU)을 신설했다. 이 부서는 핀테크 연구개발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도하게 된다. 삼성카드 역시 최근 조직개편으로 모바일, 빅데이터 분야를 대폭 강화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본부를 신설했으며 빅데이터 마케팅 강화를 위해 마케팅실과 BDA(Biz Data Analytics)실을 통합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9월 핀테크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개편을 마쳤다. 모바일사업을 주관해온 '모바일마케팅팀'과 '모바일Biz팀'을 각각 핀테크사업팀, 플랫폼사업팀으로 변경했다. 핀테크 지원 및 정보통신(IT)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IT개발팀도 신설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카드사가 기존에 수행했던 결제시장 기능이 카드 발급과 결제처리 등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는 것"이라며 "카드결제 수수료 수익까지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의 입지가 위축되지 않도록 핀테크 등 관련기술 도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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