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월세 전환·주택 매입수요 늘어…지난해 10%대로 줄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전셋값 급등세 속에서도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 넘는 증가율을 보이던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대로 줄어든 것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공급된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3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말(35조1000억원)에 비하면 11.6%(4조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3년 말 28조원에서 1년간 25.3%(7조1000억원) 늘어난 데 비하면 증가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보증기관별 증가 폭은 차이를 보였다. 세입자가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면 보증기관에서 소득수준 등을 따져 보증서를 발급받는다. 서울보증보험 보증은 크게 늘어났다. 전세보증금 한도에 제한이 없어서다. 2013년 말 4조6200억원에서 2014년 말 6조7400억원으로 45.8%(2조1200억원), 지난해 말에는 9조4000억원으로 39.4%(2조6600억원) 늘어났다.
이와 달리 수도권 기준 보증금 4억원 이하의 경우에만 보증을 공급하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에는 발길이 줄어들었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액은 2013년 말 13조927억원, 2014년 말 17조6838억원으로 35%(4조5911억원)나 늘었다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6조8990억원이었다. 주택도시기금을 배경으로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해 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액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13년 764억원에서 2014년 1조586억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9월 말까지 4005억원을 보증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전세 거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던 것도 요인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6982건으로 전년(9만250건)보다 40.7% 늘어난 반면 전세 거래량은 전년(13만6950건)보다 13.5% 감소한 11만8419건에 그쳤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전세물건을 구하기 어려우니 건수와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이 4억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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