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음주·흡연·비만에 23조3000억…남성이 여성보다 2.8배 많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부 차원의 종합적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음주와 흡연, 비만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23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를 내놓았다. 2013년 기준의 음주, 흡연,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했다.
2013년 음주로 인한 비용은 9조4524억 원에 이르렀다. 흡연은 7조1258억, 비만은 6조7695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규모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23조3000억)과 맞먹는 수치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도 뚜렷한 특징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05년부터 2년 간격으로 음주, 흡연, 비만 등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집계해 왔다. 2005년 13조5000억 원에서 2007년 17조5000억, 2009년 20조2000억, 2011년 21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8년 동안 사회경제적 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건강위험요인은 비만이었다. 비만으로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그동안 2.22배 늘었다. 흡연 1.62배, 음주 1.56배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성별로는 남성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았다. 2013년을 기준으로 3대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남성이 17조2000억 원으로 여성 6조2000억 원의 2.8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2.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40대(21.3%), 60대(17.1%), 30대(7.6%), 80대 이상(5.9%), 20대 이하(3.2%) 순이었다. 40~60대가 전체 비용발생의 71.1%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수행된 건강결정요인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건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개인의 생활습관 52%, 유전적 요인 20%, 환경적 요인 20%, 의료 서비스 8%로 요약된다"며 "건강에 위협을 주는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주, 흡연과 비만 등 3대 건강위험요인에 대한 의료비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비롯해 통계청, 고용노동부, 한국개발연구원 등의 자료를 종합해 산출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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