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저유가는 항공 운임을 떨어뜨리면서 항공 수요를 늘리고 있다.
겨울휴가를 준비중인 직장인 노미정(32)씨는 "겨울 휴가지로 태국으로 선택했다"며 "유가 하락으로 인해 일반석 왕복항공권 가격이 최대 30% 이상 떨어진 데다 유류할증료도 한시적으로 없어지면서 여행경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저유가로 항공 여행 수요는 증가세다. 올해 3분기 말 누적기준 저가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이용한 여행객수는 국내선과 국제선 각각 311만명(1513억원), 207만명(274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45% 증가한 수치다.
다만 항공사별로 희비는 갈린다. 저유가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1위 대형항공사(Full Service Carrier·FSC) 대한항공은 승객 수요 증가에도 판매 단가가 떨어지면서 외형은 되레 위축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올 들어 지난 3분기 말(별도기준)까지 연료유류비로 사용한 금액은 총 2조27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조1078억원 보다 8335억원이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말 누적기준 전체 영업비용에서 연료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8.41%로 전체 영업비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저유가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는 못했다.
대한항공의 항공운송(국제 및 국내 여객·국제 화물) 사업 매출액은 지난 3분기 말 누적기준 8조1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조6818억원 보다 4300억원(5.3%)이 줄어들었다. 저유가로 인한 영업비용 감소 이상으로 판매 단가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축소되고 있는 탓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가장 큰 과제는 손익분기점에 이를 만큼의 승객(화물)을 확보하는 일인데, LCC 진입으로 가격 경쟁력이 심화되다 보니 유가 하락으로 인한 영업비용 감소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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