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는 정치에 입문한지 불과 3년 3개월이라는 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정계 입문을 서울시장 보궐선거 도전으로 시작했으며, 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하는가 하면 제1야당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랬던 안 전 대표가 이젠 자신의 만든 정당에서 '탈당'했다. 야권 분열의 본격적 신호탄이 쏘아진 셈이다.
안 전 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탈당 선언을 했다. 그는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면서 "지금 야당은 국민에게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을 떠난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는 새로운 세력 형성에 중심이 실릴 전망이다.
안 전 대표의 정치 입문은 201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직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전 대표는 지지율은 꽤 높았지만,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후 2012년 9월 19일,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다만 그해 11월23일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진통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 전 대표는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년 가까이 독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당시 김한길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과 전격적으로 통합했다. 이른바 야권통합의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새정치연합이다. 안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공동대표로 제1야당을 이끌었으나 그해 7·30 재보선에서 전략공천 실패 등의 영향으로 참패한다. 결국 안 전 대표는 리더십에 오점만 남긴 채 4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별다른 정치 행보를 자제하던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체제하에서 치러진 올해 4·29 재보선에서 당이 전패한 이후 차츰 목소리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9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혁신안을 '실패'로 규정하며 혁신전쟁을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당내 부패척결, 낡은 진보청산 등을 위한 10대 혁신안을 내놓으며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혁신안으로 다투던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갈등은 '지도체제' 갈등으로 비화됐다. 문 대표는 당 위기 해법으로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는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양측은 서로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두 사람을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안 전 대표는 결국 이날 합당 후 1년 9개월 만에 자신이 공동 창업주인 당을 떠나는 길을 택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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