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가입건수 평균 3.7건…'질병보험' 가장 많이 가입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전체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경기침체 지속과 보험시장 포화 등 신규가입 감소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까지 급증하던 생보 가구가입률은 2006년 85.7%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제14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85.3%로 2012년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가구당 민영생보 가입건수는 평균 3.7건으로 전회 조사에 비해 0.6건 감소했다. 연간 납입보험료는 평균 437만원(월평균 36만원)으로 전회 대비 약 53만원(10.8%) 줄었다.
성향조사 실시 이래 2012년(13차) 성향조사에서 민영생보 가입건수와 납입보험료 수준이 최초로 하락한 이후 이번 조사에서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 평균가구원 수 감소의 영향으로 가구당 평균 생보 가입건수, 평균 납입보험료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가구원 수는 2003년 3.7명에서 2009년 3.4명, 올해 2.7명으로 감소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당분간 급격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다변화, 가구형태 변화 등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상품개발과 부가서비스 다양화 등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가구주 연령별 민영생보 가입률은 40대 96.4%, 50대 91.2%, 30대 88.1% 순으로 조사됐다. 가구주의 연령대가 40대, 50대, 60세 이상인 경우 생보 가입률은 2012년 조사에 비해 상승했지만 20대, 30대는 소폭 감소했다.
특히 60세 이상 가입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최근 60세 이상에서 노후 질병에 대한 불안으로 질병보험 가입건수가 전회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구주 직업별 생보 가입률은 전문가(91.5%), 기능원(91.5%), 사무종사자(90.9%) 순이었다.
생명보험 가입가구가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종류는 질병보험이 8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실손의료보험(56.8%), 상해ㆍ재해보험(46.6%), 연금보험(24.3%), 사망보험(19.8%) 저축성보험(8.6%), 변액보험(8.4%) 등이었다.
질병보험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실손의료보험의 가구가입률이 전회대비 1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사망보험과 상해ㆍ재해보험의 가구가입률 등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연금보험의 경우 향후 가입의향이 높게 조사되는데 비해 실제로 조사된 연금보험가입률의 증가는 완만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고령화와 미래준비에 대한 요구는 있으나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당장 연금보험에 가입할 경제적 여유는 없는 상황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가구소득과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생명보험 가입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소득 3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생보 가입률은 90%를 상회했다. 가구주의 학력이 고졸 이상인 가구의 생보 가입률은 전체 평균 85.3%를 상회하며 고졸의 경우 89.2%, 대졸 이상은 91.7%로 조사됐다.
생명보험 상품 가입 가구 중 추가 가입의향이 있는 가구의 비율은 33.6%로 전회조사 대비 13.6%포인트 증가했다. 고령화 대비 상품,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대한 요구 확대가 추가가입의향 가구비율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65.3%), 30대(59.5%), 40대(40.2%), 50대(24.1%), 60세 이상은 18.4%로 조사됐다. 가구주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추가가입 의향이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구주 직업별로는 사무종사자(53.3%), 기계조작ㆍ조립종사자(47.2%), 전문가ㆍ관련종사자(35.9%), 서비스 종사자(35.5%) 순이었다.
향후 가입을 원하는 생명보험 상품으로는 연금보험(33.5%)과 장기간병보험(29.6%)을 가장 선호했다. 질병보험(23.3%)과 사망보험(20.7%), 실손의료보험(19.6%), 상해ㆍ재해보험(19.6%)의 가입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속한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의 소득과 의료비 보장 등 장수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상품으로 연금보험과 장기간병보험 등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금수령기간 선호도는 종신형이 39.2%로 가장 높았다. 장기연금 수령(21~30년, 31년 이상, 종신형 합계)을 선호하는 비율이 전체의 82.7%로 나타났다. 일시금(0.6%)과 10년 이하(1.2%)의 단기연금수령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낮았다.
생명보험 상품 가입시 보험회사와 상품 정보를 획득한 경로로는 설계사를 통해 정보를 획득한 경우가 87.8%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홈쇼핑 등 언론매체(21.4%, 8.3%포인트↑), 우편 안내자료(7.0%, 3.2%포인트↑),금융기관 창구(6.8%, 2.5%포인트↑), 인터넷 검색(6.7%, 3.1%포인트↑) 등을 통한 정보획득 비중이 일제히 상승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향후 보험업권 전반에 핀테크체계 강화가 예상됨에 따라 ITㆍ모바일 인프라를 활용한 생명보험 정보제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 성향조사는 생명보험협회가 생명보험 가입실태와 인식 조사를 위해 1976년부터 매 3년마다 실시하는 소비자대상 설문조사다. 통계청 공식 승인 통계조사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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