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늘 기자의 게임史 들춰보기
⑤ 국산게임의 위기
중국에 자금력·기술력 역전
가상현실, 재도약의 기회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국내 게임시장은 위기 상태다.
지난 2013년 게임 시장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지난해에는 2.6%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더 이상 10% 이상 고속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 PC방 점유율 40% 이상을 3년 동안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등 장수 온라인게임이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신작이 흥행을 거둘 틈이 없어졌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지난해 구글 플레이에 출시된 게임만 1800개가 넘는다. 여기에 외국산 게임까지 차트 상위권에 속속 진입 중이다.
2000년대 국내 게임 업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플랫폼인 온라인에 먼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했다. 2012년 카카오게임하기가 출시된 이후에야 모바일게임 시장에 발을 내딛었지만 이미 해외보다 3~4년 늦은 뒤였다.
그사이 국내 게임을 수입하던 중국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잠식했다. 자금력 뿐 아니라 기술력까지 국내 업체를 앞섰다. 중국 업체 텐센트는 국내 게임 시장에 8000억원을 투자해 유망한 게임 업체를 사들이고 있다. 국내 업체는 중국에서 흥행한 게임을 국내로 수입해오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에 올 변화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플랫폼은 가상현실(VR)이다. VR은 보다 현실감있는 환경을 구현해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상반기 소니, 페이스북, HTC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잇따라 VR기기를 상용화하면서,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게임 업체들은 글로벌 모바일게임 업체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라며 "PC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뀐 것처럼 VR등 차세대 플랫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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