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늘 기자의 게임史 들춰보기
③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형성 등 사회적 활동으로 진화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지난 8월 9일.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5 진명황의 집행검'이라는 아이템이 탄생했다. 이 아이템은 실제로 수억원을 호가할 것이라고 추측만 됐던 전설의 아이템이었다. 일부 게이머들은 가격이 아파트 한 채만하다는 의미에서 이를 '집판검'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초는 1996년 출시된 넥슨의 '바람의 나라'와 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온라인게임은 네트워크를 통해 여럿이서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동안 컴퓨터와 게임을 해왔던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온라인게임은 게임 내 새로운 사회를 구성했다. 98년에는 '바람의 나라'에서 캐릭터끼리 결혼을 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기도 했다. '리니지'에서도 유저들끼리 서로 싸울 수 있는 기능인 '플레이어 킬링(PK)'을 채택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팀을 꾸려 하나의 목표를 공략하는 '공성전'을 갖췄다. 나 혼자 하는 게임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임이 된 것이다.
두 게임은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특히 '리니지'는 아직까지 엔씨소프트의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흥행의 비결은 커뮤니티였다. 게임 내에서는 수많은 게이머들이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수많은 고품질의 게임이 나왔지만, 게이머들은 이미 형성된 커뮤니티 때문에 쉽게 다른 게임을 시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게임 내에서는 자체적인 경제체제도 갖추게 됐다. 가상의 아이템인 '집행검'이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이를 두고 실제로 소송이 일어나는 일도 생기게 된 이유다.
한편, 2004년 출시된 '스페셜포스'는 'K-2 소총'을 아이템으로 포함하는 등 국내 유저들에게 온라인 1인칭 슈팅(FPS)게임의 재미를 선보였다. 하지만 다음해에 출시된 '서든어택'은 보다 쉬운 플레이 방식으로 FPS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성공, 이후 FPS의 절대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이 두 게임에 기술력에서 밀린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으로 넘어가 동시접속자 수 450만 명을 기록하는 등 '대륙'을 접수했다. 국내만큼 좋은 환경을 갖추지 못한 중국에서는 오히려 '서든어택'보다는 '크로스파이어'가 더 적합했다.
그러다 2011년 말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시장이 한 번에 정리됐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온라인게임과 달리 결제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팀플레이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다. 현재 이 게임은 국내 PC방 점유율 40% 이상을 3년이 넘게 점유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