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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大~藥 民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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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 과제 열매 맺혀…전주기적 지원 중요

[과학을 읽다]大~藥 民國? ▲앞으로 글로벌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그래픽=이주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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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새로운 약이 탄생하기 까지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약을 먹지 않고 건강하게 산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삶은 없겠지요. 불행하게도 약을 먹지 않고 사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인류의 문명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질병도 많아졌습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 자랄 때까지 약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남과 동시에 예방접종에서부터 여러 가지 약을 사용합니다. 현대 사회는 고령화로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고령화에 따른 질병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섰고 그 열매가 하나씩 맺히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5조원 기술 이전하다= 정부는 2011년에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단장 주상언, 이하 사업단)을 구성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의 공동지원사업이었습니다. 2020년까지 총 1조600억 원(정부 5300억, 민간 5300억)이 투자되는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사업단은 프랑스 글로벌 제약회사에 약 39억 유로(약 4조8000억)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2012년 7월부터 약 40개월 동안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임상 2상 연구를 수행한 한미약품의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 HM11260C 글로벌 임상 및 제품화 연구 과제(이하 HM11260C)'였는데요. 이 '연구 과제'가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이전된 것입니다.


기술이전에 따라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초기 계약금 약 5000억 원(4억 유로)과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약 4조3000억 원(35억 유로) 이상을 받게 됩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 자리 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를 별도로 지급받습니다. 이른바 '대박'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HM11260C 치료제는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지속 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반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당뇨병 신약입니다. 투약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해 부작용 발생률은 낮추고 약효는 최적화 할 수 있는 기술로 인정받았습니다. 현대 식습관으로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당뇨 신약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셈입니다.

이외에도 사업단에서 그동안 지원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비임상 후보 물질 도출 기술(110억 원), 차세대 인성장 호르몬 제제(565억 원), 차세대 위산분비억제제 CJ-12420의 글로벌 개발(211억 원) 등이 중국 등에 기술 이전됐습니다. 지금까지 사업단은 프랑스와 중국 등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면서 총 4조8886억 원을 벌어들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신약개발, 전주기적 지원 중요하다=신약개발은 쉽지 않은 길입니다. 일선 대학 등 연구자들이 기초연구를 내놓더라도 임상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길임에도 성과가 있을 때 여러 가지 장점 또한 있습니다. 완제품이 나오지 않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신약개발의 세 가지 원칙은 간단합니다. 약물 효능이 높을 것, 부작용이 적을 것, 경제성이 뛰어날 것 등입니다. 상식적 원칙인데 이 세 가지 원칙을 모두 충족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신약 개발의 시작은 기초연구입니다. 이어 임상 실험이 진행됩니다. 임상은 보통 1상, 2상, 3상까지 이뤄집니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안전성 실험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어 임상 2상이 실시됩니다. 임상 2상은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임상 2상은 다시 두 단계로 나눕니다. 임상 2상은 전기(TWO A)와 후기(TWO B)로 나누는데 수 백 명의 환자에게 실시합니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을 파악합니다. 해당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죠.


이어 임상 3상에 돌입합니다.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합니다. 임상 2상, 임상 3상 모두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차이점은 있습니다. 임상 2상은 신약의 '탐색적 효능'에 주목하는 것이고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확정적 효능'을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임상 3상까지 마무리되면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아 시판에 나서게 되는 것이죠.


윤선주 사업단 전략기획팀장은 "사업단은 기초연구에서부터 임상까지 전주기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전주기적 지원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완제품 없어도 수익 나오는 신약 개발=신약 개발은 독특한 수익모델이 있습니다. 완제품이 없어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는 관련 기술만 있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신약 개발과정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신약 개발은 대학 등의 기초연구가 기본입니다. 관련 질병에 대한 원인파악과 이를 통해 신약개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이 기초연구가 생명기술기업인 바이오테크놀로지 업체로 넘겨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합니다. 바이오업체는 기초연구를 좀 더 성숙시킵니다. 여기서 발전된 기술은 다시 국내 제약회사에 넘겨집니다. 역시 이 지점에서도 매출이 일어납니다. 바이오테크에서 넘겨받은 기술을 임상실험 등을 통해 국내 제약업체가 다시 숙성시킵니다. 그렇게 숙성된 기술은 마침내 글로벌 제약회사로 기술 이전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 이르면 수익은 눈덩이로 불어납니다. '대학등 기초연구그룹→바이오테크→국내 제약업체→글로벌 제약업체'로 이어지는 지점마다 수익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죠.


기초연구에서부터 글로벌 제약업체에 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곳곳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중간에 사라지는 기술도 많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부분이죠. 신약 개발에 있어 전주기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주상언 사업단장은 "(이번에 기술 이전된 당뇨 치료제와 관련해)사업단에서 과제가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지게 돼 기쁘다"며 "사업단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과제 선정과 전문적 관리를 더욱 강화해 앞으로 지원과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글로벌 신약을 만들지 못할까요.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적게는 수천 억 원에서 많게는 수 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이를 감당할 환경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기술이전이 아닌 임상 3상까지 거쳐 글로벌 신약에 대한 완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까지 나아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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