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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돈으로 해결 말라더니, 돈 달라는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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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직업병 관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보상을 시작한지 다음주면 두달이다. 보상 신청을 한 피해자 및 가족들은 100여명, 그중 30여명은 보상 접수를 마치고 보상금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가 피해자들과 백혈병 등 직업병 관련 문제를 풀어가고 있지만 시민단체는 요지부동이다. 반올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50일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앞에서 노숙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장은 한결같다. 자본을 가진 삼성전자는 악, 자신들은 선이다. 삼성전자는 사사건건 거짓말을 하고 직업병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있으며 진정한 사과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현재의 보상을 모두 철회하고 시민단체와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원불상의 피해자 200명도 포함돼 있다. 누군지, 어떤 병인지, 실제 그 병에 걸렸는지 사실 확인 여부도 밝히지 않는다. 자체 조사 결과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피해자 명단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단순히 200명의 피해자라는 숫자만 계속 인용될 뿐이다. 해외 시민단체들에게 전달된 이 숫자는 마치 공식적인 피해자 숫자로 여겨져진다.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하는 질병에는 반도체 사업 및 화학물질과 별반 관련이 없어 보이는 희귀 질환들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40~50대 중년층 관절염 환자들에게 주로 발병한다.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호르몬 이상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뇌혈관이 이유 없이 두꺼워져 막히는 모야모야병 역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모야모야병은 특정 지역과 관계없이 인구에 비례해 환자가 나타난다. 보통 1만여명 중 8명 정도로 발병한다.


두가지 병 모두 시민단체측에서 보상 대상에 포함을 요구해 이뤄졌다. 협력사 직원들을 똑같이 보상하고 나선 것 역시 시민단체측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것이다.


이처럼 보상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양보했지만 시민단체측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거짓말장이인 만큼 자신들이 감시하고 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들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삼성전자에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돈이다. 1000억원으로 재단을 만들고 매년 150억원에 달하는 추가재원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결국 돈을 내 놓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시민단체들이 재단설립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이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삼성전자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시민단체들은 다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대한 얘기는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는다.


오직 삼성전자를 향해서만 돈을 내놓으라고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삼성전자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책임은 삼성전자가 다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해당 재원에 대한 근거도 없다. 삼성전자니까 1000억원 정도는 내야하고 반도체 문제니까 반도체 영업이익의 0.5%는 재단에 출연해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논리다.


이렇게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삼성전자는 악이고 자신들은 선이다. 약자가 선한 역할을 담당해온 지금까지의 이분법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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