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66년만에 정상회담 개최, 속내는?

남중국해 갈등·대만 정권교체 앞두고 협력 박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마잉주 대만 총통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상이 공식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1949년 중국 분단 이후 66년만에 처음이다.

대만 총통부의 천이신(陳以信) 대변인은 3일 "두 정상이 양안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4일 오전에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를 확인했다. 시 주석은 6~7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마 총통이 이 기간 중 싱가포르로 가서 시 주석과 만난다.

중국과 대만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마 총통 집권 이래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에 대만에서는 중국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 대만의 내년 1월 총통 선거 등 대내외 이슈와 관련해 양안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배경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함께 수호할 의무가 양안 국민에게 있다"고 밝혔다. 대만 역시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재판소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필리핀의 제소에 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다루겠다고 결정한 데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양안 정상회담은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듯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국민당 후보 주리룬(朱立倫) 대표를 크게 앞질러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민진당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과 마 총통 모두 민진당의 집권을 원치 않고 있다. 마 총통은 시 주석과 가질 첫 회담으로 양안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할 듯하다.

미국도 이번 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과 대만이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긴장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회담에서 무슨 내용이 논의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