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롯데케미칼이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를 인수하기로 했다. 증권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관건은 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의 매각을 위해 롯데캐미칼과 협의 중이다. 양측은 인수합병과 관련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으로 조만간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SDI 화학 부문(ABS) 지분 90%, 삼성정밀화학(ECH·가성소다) 지분 30%, 삼성BP화학(초산) 지분 49%를 인수하는 내용이다. 인수 금액 2조5000억~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에 긍정적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범용 합성수지(PE·PP), 화섬원료(MEG·PTA)가 주력 제품인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M&A"라며 "PTA는 이미 공급과잉이고, PE·PP·MEG 등의 전망도 북미 셰일가스 기반 설비(ECC), 중국 석탄 기반 설비(CTO) 신증설 우려로 마냥 밝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업 방향성으로 보면 고부가제품 확대는 필수적"이라며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폴리카보네이트(PC)와 삼성정밀화학의 의약용 셀룰로오스 계열 사업 인수시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의 ABS 사업 확보시 롯데케미칼은 원료를 갖고 있어 수직계열화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인수금액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응주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2018년까지 4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해야 한다"며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에 3조원을 쓴다면 향후 3년간 7조원을 투자하는 셈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는 아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조원 규모의 미국 에탄 크랙커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두되고 있는 대형 M&A와 만성 적자사업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사업구조조정이 현실화 되면 2016년 재무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대 2조원이 적정한 인수가격이라고 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케미칼의 적정가치는 1조~1조1000억원, 삼성정밀화학은 3400억원 수준"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2조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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