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공상과학영화(SF)는 한국서 인기가 없다'는 속설을 깨고 흥행중인 할리우드 SF 영화 '마션'은 화성에 남겨진 미국 우주인 마크 와트니의 귀환기를 다루고 있다.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은 유독 한 부분에서 이질감을 느낀다고들 한다. 중국의 태양신호가 미국인 와트니의 귀환을 돕는 부분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PPL(제품광고)'이 많다더니, 중국도 PPL하느냐는 네티즌들의 우스개섞인 감상도 올라온다. 하지만 이는 영화적 상상이 아니다. 마션의 원작소설에서도 중국 우주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주를 다룬 할리우드 SF영화에 중국 우주선이 등장하는 것도 마션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개봉한 SF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 미아가 된 주인공이 타고 지구로 귀환했던 우주선 역시 중국 우주선이었다.
할리우드의 시도는 미국 우주개발의 경쟁자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바뀌고 있는 눈앞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2011년 첫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를 발사했으며, 내년에는 2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전 세계 15억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5일(현지시간)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에서 22분간 중국어로 연설했다. 중국인 아내를 둔 그는 연설에서 중국말로 "칭화대는 혁신의 중심"이라며 한껏 추켜세웠다. 이 역시 아첨이나 아부가 아니다. 최근 미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칭화대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학들은 이미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영화 마션과 그래비티는 중국을 '동반자'로 묘사하고 있고, 저커버그는 중국어를 직접 배우기까지 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과연 현실로 다가온 중국의 굴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중국에 다가서기 위해 저커버그만큼의 열정을 보이고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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