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엘니뇨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이 전 세계를 덮치며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 전월대비 1.2P 오른 156.3p를 기록했다. 올해 기상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엘리뇨 현상으로 인한 설탕 공급량 감소와 뉴질랜드의 유제품 생산량 축소 등의 요인이 겹치며 식량가격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설탕가격은 지난 3주 동안 31% 상승했고, 유제품은 36%, 팜오일은 13.1%, 밀은 6.1% 치솟았다. 반면 곡물과 유지류, 육류 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설탕의 가격 상승세는 세계 1,2위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 세계 2위 설탕 수출국 태국의 사탕수수 작황 악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생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농산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브라질은 평년치를 웃도는 강수량으로 설탕 원료인 사탕 수수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설탕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건조한 날씨 탓에 곡물 생산량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베트남의 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올가을 커피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국쌀수출협회는 쌀 수확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예년보다 건조한 기후 탓에 과일 숙성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호주 농무부와 수자원부는 지난 7월 극심했던 가뭄으로 인해 2015~2016년 호주의 밀 수확량이 예상보다 200만t 이상 줄어 2530만t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FAO도 2015~2016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014~2015년 대비 0.9% 감소한 25억3430만t, 곡물 재고량은 0.7% 줄어든 6억3780만t으로 예측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관련 가공식품과 공산품 가격도 꿈틀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팜오일의 가격 상승을 예로 들며 이를 이용하는 립스틱, 팜오일 가공식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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