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형 전투기(KFX)개발 사업이 계획보다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미국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을 본격 검증함에 따라 18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이 중대 기로에 선 셈이다.
30일 군에 따르면 개발 비용 8조6000억 원 등 예산 18조 원을 투입하는 KFX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난 3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선정됐다. 이후 방위사업청은 기술협상, 조건협상, 국제공동개발협상을 마무리하고 KAI와 6월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올해안에 본계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결국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초도양산 1호기를 기준으로 KFX의 65%에 해당하는 97개항목을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산화율은 KT-1의 국산화가 64%, T-50이 61%를 국산화한 점을 감안해 산정했다. 하지만 일부 국산화기술은 KFX 우선협상 대상자에 탈락한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 참여를 할지 아직 미지수다.
인도네시아의 지분투자에 대한 규정도 정하지 못했다. KFX 개발비 8조5000억원 가운데 정부가 6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 국내외 업체가 각각 20%를 부담하기로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올해 항공산업에 96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분담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중단할 경우 지체상금이나 지연이자를 얼마를 받을지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KFX에 지분 20%를 투자할 경우 기술이전을 받거나 완성된 KFX로 환수받는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평행선 협상만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전자전 재머 통합기술 등 4개 핵심기술이전을 미국이 거부하고 있어 기술이전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차세대전투기(FX)3차 사업 당시 F-15SE을 생산하는 보잉이 기술 4건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전에 부정적인 록히드마틴을 선택한 것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해 KFX사업을 전면보류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