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문학관, 둘리뮤지엄, 도봉기적의도서관 이어 함석헌기념관 3일 개관, 전형필 가옥 개방, 대전차방호시설 창작공간 조성, 창동역 주변에는 K-POP공연장, 사진박물관, 로봇박물관 건립 계획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도봉구에는 도봉산 외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다. 또 서울의 외곽에 있으면서 경제기반이 취약한 도시였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자원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역사문화관광벨트사업을 통해 숨겨진 역사인물과 문화유산을 드러내는 문화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사진)이 기자와 만나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을 추진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도봉구에는 당대의 시대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던 가인 김병로,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벽초 홍명희 등이 일제하 독립을 꿈꾸며 창동에 거주했다. 또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 간송 전형필, 한국의 간디라 불리는 함석헌과 시인 김수영, 노동자의 벗 전태일에 이르기까지 우리 근현대사 전개과정에서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도봉에 살아왔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들 역사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역사문화관광벨트사업을 추진해 왔다.
김수영 시인 본가와 묘, 시비가 있어 김수영 시인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 주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13년11월27일 방학동에 김수영문학관을 개관했다. 문학관에는 시인의 작품 초고, 번역 원고 등 육필 원고 및 유품 전시와 함께 시낭송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평균 5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됐다.
지난 7월24일에는 쌍문동에 단일 만화캐릭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둘리뮤지엄을 개관했다. 구는 둘리뮤지엄을 시작으로 만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둘리벽화, 테마거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둘리뮤지엄은 개관 한 달이 지난 지금 하루 평균 약 550여 명이 찾고 있다.
이어 7월30일에는 도봉동에 서울시 최초로 기적의도서관이 개관했다. 도봉기적의도서관은 세 살 이하 아기들도 자유로이 입장해 책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3일에는 함석헌기념관이 개관한다. ‘씨?의 소리’를 창간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독립유공자이신 함석헌 선생을 기리기 위해 가족과 함께 마지막생애를 보냈던 옛집을 기념관으로 리모델링,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지
또 11일에는 방학동에 전국 유일의 전형필 가옥이 주민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훈민정음 ‘해례본’, 신윤복의 ‘미인도’ 등을 지켜낸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이며, 방학동 전형필 가옥은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로써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다.
이런 문화적 자산은 도봉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문화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다시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로 연결돼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구청장은 “문화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 외에도 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안목을 높이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도봉 2동에는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대전차방호시설을 평화와 창조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공간재생사업을 서울시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창동역 주변에는 K-POP공연장과 더불어 400억 규모의 사진박물관, 360억 규모의 로봇박물관 건립 계획이 확정돼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도봉구는 볼 것 없는 변방의 낙후된 도시가 아니라 K-POP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의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도시, 다양한 볼거리와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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