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사 배당 개입에 선 그어…신한·KB금융지주 배당 확대해 주가 방어 나설지 관심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시중은행이 '배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은행주(株)가 다음달께 이뤄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수혜주로 꼽히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를 통해 지지부진한 주가가 돌파구를 찾을 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올해 배당 확대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의 배당 확대 요구가 늘어나고 있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수익성, 시장의 요구, 당국의 방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주당 배당액을 확대하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배당 자제를 요구했던 정부가 1년여 만에 방침을 바꾸면서 은행들은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통해 과도하게 저평가받고 있는 주가를 부양한다는 복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금융사 배당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은행들이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기업들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금융사에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준수하라며 배당 자제를 압박해왔던 정부가 최근 들어 기조를 완화한 것이다.
은행주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33.6%), KB금융(8%), 기업은행(17.6%), 신한지주(17.3%) 등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덕분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38배, 0.51배, 0.56배, 0.7배로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은 은행주 밸류에이션 매력을 더 높이는 요인이다. 그 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했던 종목 위주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은행주와 보험주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방어주'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은행주는 지난 1주일 동안 0.3% 하락해 코스피 수익률을 5.2%포인트 상회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전 분기와 같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주 PBR이 0.49배에 불과하고 연말 배당수익률도 2% 이상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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