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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지주·은행 임원 상여금 근거 제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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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고서 '임원보수 상여금' 지급 사유 계량·비계량적 지표 추가해 정정 공시토록 행정지도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 상여금 지급 근거로 주가 25% 상승 기여 등 계량지표 추가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주요 성과로 ·외환은행 주식교환 성공 추가
KB금융, 임 전 회장 예한솔저축은행 합병·우리파이낸셜 인수추진 등 근거 제시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상여금에 대해 명확한 근거 자료를 사업 보고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금융사 경영진들의 연봉을 압박하는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회사 기업설명(IR) 책임자들을 최근 불러 사업보고서의 임원 보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 자리에는 신한금융지주ㆍKB금융지주ㆍ하나금융지주 등 상장사 IR 책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공시)하기 직전 금감원이 IR 책임자들을 불러 금융지수 회장과 행장, 임원 등의 상여금 근거 자료를 명확히 밝히라고 주문했다"며 "그 바람에 이미 공시한 1분기 사업 보고서는 물론 2014년 사업 보고서까지 내용을 추가해 다시 공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금융사들은 사업 보고서에 상여금 지급결의 기구와 상여금 규모만 간략하게 공개해왔지만 앞으로는 상여금 지급 배경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신한지주는 '2014년 사업보고서'를 재공시하면서 한동우 회장의 상여금에 대한 근거 자료를 추가했다. 추가된 자료는 ▲연간 주가 25% 상승해 업계 평균 상회 ▲고정이하여신비율 1.26%, 대손충당금 적립률 163.45%로 자산건전성 양호하게 유지 ▲업계 내 가장 높은 1조8986억원 당기순이익 실현 등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임영록 전 회장 상여금에 대해 ▲예한솔저축은행 합병 ▲우리파이낸셜 인수추진 등의 성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김정태 회장의 상여금에 대해 ▲외환은행 주식교환 성공을 통한 그룹 운영 체계 효율성 제고 ▲업계 평균 대비 상대적 주가상승률 개선 등의 사유를 기재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를 '투자자 보호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경영진들이 상여금을 왜 받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기업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연봉 압박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여금 근거를 명확하게 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결국 경영진들의 보수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며 "지난해 경영진들이 고통 분담차원에서 연봉을 삭감했는데도 금융당국은 여전히 경영진들을 불신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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