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가설구조물부터 바로 잡아야 건설이 바로 선다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뷰앤비전]가설구조물부터 바로 잡아야 건설이 바로 선다 이명구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AD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그 이면에는 희생이 적잖다. 2013년도 산업재해 통계자료에 의하면 건설근로자 1000명당 9.19명의 재해자가 발생하고, 1만명당 1.25명이 사망했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8조97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그중 건설재해로 인한 손실은 31.8%나 된다. 이러한 건설재해를 예방하는 의무는 발주자,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 건설공사참여자 공동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래에는 시공자만이 그 책임이 있는 것처럼 치부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시공자의 안전작업준수가 매우 중요한 것이긴 하나 사고발생 원인들을 살펴보면 대형사고들은 대부분 구조안전성 미흡으로 인하여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시공자의 책임만으로 전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고의 원인은 관리적, 기술적, 제도적 내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관리적 내용은 주로 시공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자의 안전의식 함양, 위험성평가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기술적 내용은 설계자 및 시공자가 안전한 설계와 작업안전조건을 갖추고 제도적 내용은 입찰제도의 개선, 합리적 원가산정방법 정립, 원ㆍ하도급 간의 관계 개선 등 정부의 정책 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개선 노력으로 아직은 미약하나 선도적 건설사를 필두로 건설현장 안전보건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안전보건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발주자의 책임강화, 입찰제도의 개선 노력 등 많은 부분을 개선하여 왔다. 또한 대형건설재해의 주원인이 되어 온 가설구조물의 설계의무를 강화한 제도는 향후 건설재해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입찰제도는 시공ㆍ설계를 동시에 발주하는 일괄ㆍ대안 입찰방식과 설계를 선행하고 정해진 설계도서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하는 일반공사 입찰방식으로 구분된다. 후자는 난이도와 공사규모에 따라 최저가낙찰제와 적격심사제로 구분되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저가로 투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국내 건설공사 다수가 일반공사 입찰방식이고 이는 가격으로 경쟁하는 방식이기에 가설구조물을 설계 당시에 반영하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가설구조물의 설계내역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입찰자가 임의로 저가의 불안전한 구조로 입찰하여 공사를 수주하고 공사 중 재해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입찰자라면 누구나 동일한 가설구조의 조건에서 입찰에 응하도록 하여야 최저가낙찰제도를 보완할 수 있다.

현행 법령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3에서 위험한 가설구조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설계변경을 의무화하도록 하였으며, 건설기술진흥법 제48조 제5항(2015.1.6. 신설)에서 건설기술용역업자(설계자)가 가설구조물의 구조검토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같은 법 제62조 제7항(2015.1.6. 신설)에서 건설업자(시공자)가 가설구조물에 대한 구조적 안전성을 관계전문가에게 확인을 받도록 하고 있어 건설재해예방에 크나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설혹 시공 중 가설구조계획이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설계 당시에 가설구조물을 설계도서에 반영하여 입찰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설계도서라 함은 설계도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에 최소한 현장설명서와 물량내역서에는 명확히 반영토록 의무화하여야 한다.


최근 정부와 산업체의 노력으로 가설구조물의 설계의무를 강화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서 현장조건과 시공성에 적합한 설계도서 작성을 촉진시키고 이 분야의 설계기술 향상 및 새로운 기술직업군 형성을 가져올 것이며 이로 인해 건설재해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재해감소는 시공자만의 몫이 아니라 건설공사참여자 공동의 몫이라는 인식하에 다른 산업에 비하여 높은 재해율의 불명예를 공동의 노력으로 해소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고자 다짐하여 본다.




이명구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