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소송…구글·페이스북·HP 등 삼성 편서 '법정 조언자' 의견서 제출
"제품 속 수많은 기술·부품 중 일부 특허침해로 전체 이익 배상은 비합리적"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애플간 특허 침해 소송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삼성 편에 섰다.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데 따른 배상금이 과도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22일 인사이드소시즈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휴렛패커드(HP), 델, 이베이 등은 삼성·애플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편을 드는 '법정 조언자(friend of the court)' 의견서를 지난 1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 5월 연방순회항소법원의 배상금 판결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한 제품의 일부 디자인이나 기능 관련 특허를 침해했을 때, 해당 특허를 사용한 제품 전체의 이익에 대해 배상금을 청구하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항소법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법원이 부과한 배상금 9억3000만달러 가운데 트레이드 드레스 관련 배상금 3억8200만달러를 제외한 5억48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2012년 8월 1심 재판에서 최초 평결된 10억5000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 달 이 판결에 대해 전원합의체 재심리를 요청했다. 배상금 산정 기준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는 수많은 기술이 들어가는데, 이 가운데 극히 일부에 대한 특허 침해로 스마트폰 판매 수익의 전체에 대해 배상해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삼성측 주장이다.
구글, 페이스북, HP 등도 의견서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다. 이들은 "예를 들어 스마트 TV를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수많은 복잡한 기술과 부품이 적용된다"며 "부품 하나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스마트 TV 판매 이익 전체를 몰수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특허가 제품 수요나 제조사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어 "항소법원 판결이 유지된다면 복잡한 기술과 부품에 매년 큰 돈을 투자하는 기업들의 혁신은 말살당하고 소비자 선택권 역시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들의 의견서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 제조사로서 삼성전자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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