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물량도 아직 주춤…강달러 재료 너무 많아 더 오를 여지도 있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오름폭을 넓혀 116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21일 오전 9시 11분 현재 원·달러환율은 전장대비 5.3원 오른 1157.4원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3.9원 오른 1156.0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이 장중 오름폭을 확대해 1160원선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1152.1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4.6원 오른 채 마감했었다. 종가 기준으로 1150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3년 7월 8일(1152.3원) 이후 2년 만에 이 처음이다.
환율이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이슈가 강달러를 유인하는 재료가 되고 있어서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우선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가치를 높여, 강달러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폭락하면서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달러 매수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유로존이 자산매입에 나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강달러로 이어져 환율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환율상승의 재료가 많아서 '상단'이 의미가 없다는 진단을 내기도 했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 상단 전망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면서 "지금 환율은 천장이 뚫린 상태"라고 말했다.
환율상승은 수출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해서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외화유출우려가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 연구원은 "아직 이르긴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이 장기화되면 외화유출 가능성도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화 매도)이다. 손은정 NH선물 연구원은 "1150원대에서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쏟아지기보다는 조금 기다리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달러강세가 소멸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선까지 기다렸다가 (네고물량이)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워낙 강달러가 추세라 조금 더 속도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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