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우리나라에서는 통상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하나의 이동통신사업자에 가입해 하나의 번호만 사용한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하나의 단말기로 복수 이통사에 가입할 수 있는 '듀얼 심(Dual SIM) 스마트폰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듀얼 심 스마트폰은 2016년에 19%성장해 5억1400만대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듀얼심 스마트폰이란 심(SIM·가입자인증 모듈) 카드 슬롯이 2개 이상인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하나의 단말기로 복수 이통사에 가입할 수 있으며 여러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듀얼 심 스마트폰의 최대 시장은 중국과 인도다. 삼성전자, LG전자, 레노버 등 주요 이동통신사들도 중국과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앞다투어 듀얼심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듀얼심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닐 모슨 SA 이사는 "우리는 듀얼 심 스마트폰 판매량이 2015년 4억3100만대에서 2016년 5억1400만대로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듀얼 스마트폰은 내년에 처음으로 5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내년 판매되는 16억대의 스마트폰 중 3대중 1대는 듀얼 심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닐 모슨은 "2016년에 듀얼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의 미래 핵심 기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다 수이 SA 이사는 "삼성 갤럭시5 듀오스 등 듀얼심 스마트폰은 가격에 민감한 인도나 중국 등에서 인기가 좋다"며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음성이나 데이터 요금을 고를 수 있고 로밍 없이도 더 좋은 이동통신 환경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음성 요금이 저렴한 A통신사와 데이터 요금이 저렴한 B통신사를 따로따로 선택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듀얼심 스마트폰은 개인용이나 업무용으로 휴대폰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라지브 네이르 SA 연구원은 "삼성, 레노버, 마이크로맥스와 같은 선두적인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듀얼 심 안드로이드 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애플은 듀얼심 아이폰을 출시하지 않음으로써 전세계 5억개의 거대한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해외용 듀얼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으나 국내용으로는 내놓지 않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통화가 가능하고 이동통신사들이 음성과 데이터를 묶은 정액용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듀얼 심 스마트폰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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