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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청년일자리 18만개'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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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8만2000개."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청년 일자리 숫자다.


이 같은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고용노동부 관계자에게 물었다. "임금피크제로 절약되는 인건비 총액을 청년층 신입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로 나눈 수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내에 있는 모든 기업이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전부 도입하고, 그것으로 절약되는 인건비를 '전부' 청년 고용에 쏟아부었다는 가정 하에서 도출된 숫자였다.

그러나 이 같은 숫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모든 기업이 동시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또 남는 재원을 모조리 신규직원 채용에 쓴다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더욱이 기업들이 과연 절약한 인건비로 청년 고용에 나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나 연구소들의 분석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고령자 인건비 감소가 젊은 층 취업 증가로 이어진다는 주장의 근거는 희박하다. 삼성경제연구소만 2011년 "50대 고용률이 1%포인트 늘어나면 20대의 고용률이 0.5%포인트 감소해 세대 간 대체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을 뿐이다.

유럽ㆍ일본은 물론 국내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그 효과를 부정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2006년 이후 고령자들의 인건비가 줄더라도 청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고령자 고용 촉진 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기업들은 업황이나 경기를 보고 신입직원을 채용하지, 인건비가 남아돈다고 해서 청년고용을 늘리지 않는다.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고령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면 청년 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은 기업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전시행정이요, 탁상행정이다.


물론 18만2000명이란 숫자를 만들어낸 공무원은 '악의'로 이 같은 숫자를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숫자로 청년 실업자들에게 허황된 '희망'이나 '꿈'을 유포시키는 것은 청년층의 가슴을 또 한 번 멍들게 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국가 정책을 펴면서 근거가 되는 통계 수치를 제시할 때는 그만큼 신중하고 정확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총칼이 오고가는 전장에서 "총알보다 병상의 비위생적인 환경이 더 위험하다"는 명쾌한 통계 수치를 제시해 수많은 영국 병사의 목숨을 살린 나이팅케일의 모범 사례를 기억하자.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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