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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음모론을 뛰어넘는 자원외교 감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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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중간감사결과를 두고서 '코드감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종의 '음모론'이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실패가 확인된 마당에 MB정부 자원외교에 발을 담그고 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관련 주요 관계자 등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으려는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것이 음모론의 요지다.


감사원은 사업 본래 목적인 자원확보는 미미한 채 부실 투자로 지금까지 쏟아부은 35조8000억원 외에도 앞으로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46조6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충격적 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는 누구에게 징계를 요구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최부총리에 면죄부 부여라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애초에 이번 감사는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대안 을 마련하기 위한 성과감사였기 때문이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공과를 살펴보고 지향점을 점검하기 위한 취지였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었다.


실제 감사원은 자원개발 공기업의 이사회와 투자심사위원회 등에 권한을 대폭 부여하는 내용 등을 담은 투자표준모델 등을 제시했다. 잘못된 판단을 반복하기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경영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우리 헌법이 감사원에 대해 독립된 헌법기관의 자격을 부여한 것은 국가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했을 때 이를 지적하고 개선책을 내놓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 언어학자 촘스키는 "음모론이란 지적인 욕설이 됐다.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 자세히 알려고 할때 그걸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다"라고 했다.


10년 이상 장기적 효과를 예측해야 하는 자원개발사업은 촘스키의 설명대로 투명하게 자세히 알아야 하고 또 공개돼야 성공할 수 있다. 감사원의 이번 결과발표에 음모론을 들이대기 보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사업의 효율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한 대안도출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자원공기업의 투자 결정에 대해 공기업들의 자체적인 결정과정 뿐만 아니라 당시 정책 프로세스 역시 살펴봐야 한다. MB정부 들어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공기업들의 자체적인 결정이 아닌 정책적 결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에서는 공기업의 경영리스크 관리 문제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개선방안 역시 함께 나오기를 기대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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