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송재용-전정도 연결고리 주목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검찰이 포스코와 산업은행 전 수뇌부를 주시하고 있다. 전정도(56·구속기소) 세화엠피 회장의 성진지오텍 지분 매각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 탓이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송재용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1차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성진지오텍 지분 매각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송 전 부행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송 전 부행장은 산은이 성진지오텍 지분 거래를 하는 데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지난 2009년 성진지오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445만여주를 사고 약 1년 뒤 전날 종가인 1만500원보다 싼 9600원대에 팔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2011년 감사원에 따르면 이로 인해 산은은 30~100억원대 이득을 더 볼 수 있었지만 자처해 놓쳤다. 산은의 '저가 매각'은 전 회장이 포스코에 지분을 고가에 팔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발판이 됐다.
검찰은 산은이 전 회장의 지분이 포스코에 고가에 팔릴 것을 미리 알고도 낮은 가격에 BW를 팔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 근거로 송 전 부행장이 성진지오텍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들여 이득을 취했다는 점을 든다. 검찰 관계자는 "성진지오텍 지분을 포스코가 인수하기 직전 개인적 성진지오텍 주식을 매입해서 차익을 얻은 혐의가 확인이 됐다"면서 "매각주관사의 그 업무를 담당하는 거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업무상 알게된 정보를 개인적으로 활용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산은은 "당시 성진지오텍 1개월 평균 주가를 감안해 매각한 것"이라며 헐값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 비리 의혹과 관련해 '소환설'만 몇 달째 무성했던 정 전 회장도 수사 대상으로 다시 떠올랐다. 정 전 회장이 연루된 의혹 역시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다. 2010년 3월 17일 당시 포스코는 전 회장의 BW를 주당 1만6331원에 매입했다. 산은이 9600원대에 BW를 전 회장에게 판 지 불과 6일 뒤여서 '고가 인수'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달 초 포스코 M&A실 전모 상무를 소환해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가 정 전 회장의 결재 후 결정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포스코 측은 이를 "시너지 효과를 위해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면서 확실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을 충분히 준 것"이라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통 경영권 프리미엄을 30%로 보는데 포스코는 당시의 3개월 평균주가 8271원을 기준으로 할 때 무려 97.4%나 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 회장에게 지급한 까닭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주일 사이에 주당 7000원 차이나는 거래를 한 것을 누가 봐도 정상적 거래라 보기 어렵지 않겠냐"면서 "성진지오텍 3개월 평균 주가 8000원대에 30%를 더한다고 해도 1만1000원 이상 가격평가가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포스코와 산은 외에도 이 거래에 관여한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 A대표도 불러 조사했다. 또 포스코 정 전 회장의 소환조사를 검토하는 한편 이미 660억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회장도 불러 당시 상황을 물을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
산은과 포스코와 미래에셋, 성진지오텍을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수사의 목표다"라고 전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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