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병원 응급실은 당초부터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동아대 간호대 김연하 교수팀이 지난해 8월 응급실 근무 간호사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5%가 독감 등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병원의 61.5%는 병상수가 800개 이상인 대형 병원이었고, 이 연구결과(응급실 간호사의 감염노출 예방행위 수행정도와 영향요인)는 ‘근관절건강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간호사가 응급실 내에서 가장 많이 감염된 전염병(복수 응답)은 결핵(73명)이었다. 다음은 인플루엔자(60명)와 수두(43명), 바이러스성 간염(41명), 옴(12명) 등의 순서였다. 응급실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옮았다는 간호사도 3명 포함됐다.
김 교수팀이 응급실 감염에 대한 병원의 대응을 1~5로 계량화한 결과 응급실 소독 등 감염예방 행동이나 병원 직원들의 보호장비 사용 등의 점수는 각각 3.4점과 3.8점에 그쳤다. 숫자가 높을수록 예방행위 수행정도가 잘 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팀은 “의료진이 응급 상황에서 인공호흡기·기관 내 삽관 등 에어로졸(aerosol)을 생성시킬 수 있는 처치를 할 때 가운·보호안경 등 보호 장구 착용의 실천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박한 응급실 환경에서 보호 장구 착용이 간호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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