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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요즘 '죽을맛 직업'은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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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종사자 감염환자의 18%..메르스가 드러난 한국 병원시스템의 허점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국내 의료계 종사자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진환자가 잇따르면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한국 의료 체계에 흠집이 생겼다.


감염병 적기 대응을 위한 의료기기 및 의료인 보호장구 부족, 안전교육 미흡 등 가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간병인, 환자 이송인력 등 간접 고용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처우가 야기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전일 현재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 관련 종사자는 30명으로 총 확진자(166명)의 18.1%를 차지했다.


5번 환자(50)인 서울365열린의원 원장이 지난달 26일 확진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의사 5명, 간호사 11명, 간병인 7명, 기타 의료진 7명이 감염됐다. 이 같은 비중은 전 세계 메르스 발생 국가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0일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 최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1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이중 의료업계 종사자는 23명으로 11%에 불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2년 첫 환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102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451명이 사망한 상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 현지 의료시스템을 높은 치사율의 근거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의료진 환자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의료진이 6명 정도였지만, 삼성서울병원이 2차 진원지가 된 이후 의료진 환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19번 환자(35)가 다녀간 충남 아산시 아산충무병원 간호사가 163번 환자(53) 판정을 받았고, 이 병원 10명의 의료진이 동시에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됐다.


의료종사자의 메르스 확진판정 증가현상에 대해 보건당국은 대형병원의 보호장구 설치 미흡을 주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 가장 많은 확진한자를 양산한 삼성병원은 레벨D 수준의 메르스 보호장구를 최근에서야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호장구 이용 등에 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각 의료기관에 메르스 등 감염병 환자 대처 요령에 관한 수칙을 배포만 하고 있을 뿐 교육 이행 등을 모니터링하는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의사와 간호사를 제외한 병원의 고용형태도 메르스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병원 환자이송을 담당하는 근로자가 비정규직으로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9일간 증상이 있는 채로 일을 했고, 대청병원 등 병원 전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도 확진 전까지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아산병원 응급실 보안요원도 N95마스크도 없이 환자를 이송하다 메르스에 감염되기도 했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병인들이 대거 병원을 이탈하는 것은 질병 노출에 따른 보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의료업계 현실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앞으로 특정 질환의 단기 급속 유포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의료 시스템에 대한 다각적인 정비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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