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유행 중인 특이한 바이러스
전파력·잠복기·사망자 특징·습도생존력 모두 달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통념이 한국에서 잇따라 깨지면서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감염경로와 발열 등 주요 증상은 동일하면서도 유례없는 전파력, 긴 잠복기, 기저질환 없는 환자의 사망, 습도에 강한 생존력 등 중동 메르스와 다른 특징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메르스X'의 발생 징후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동 메르스 역학조사 차원 이상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14번 환자(35ㆍ슈퍼전파자)가 유발한 3차 감염자는 이날 현재 총 78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
16번 환자(40)도 치명적인 바이러스 보유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16번 환자에서 유발된 감염자 23명 가운데 사망자가 8명으로 치사율이 34.8%에 달했다.
메르스는 공기 중 감염이 아닌 침이나 분비물로 옮기는 비말 감염으로 제한적 전파에 그친다는 것이 통설로 받아들여졌다. 중동지역의 경우 감염자 1명은 최대 0.6~0.8명을 추가 감염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공식은 깨졌다. 최초 감염자가 평택성모병원에서 37명을 감염시킨데 이어 수십명의 환자를 양산하는 슈퍼보균자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으로 일하던 중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37번 환자(55)와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후 격리되기 전까지 진료를 계속한 것으로 나타난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138번 환자(37), 대전 대청병원에서 파견근무 중 메르스에 감염된 143번 환자(31)는 잠재적 슈퍼전파자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장 잠복기 14일을 훌쩍 넘기는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고,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이라는 공식도 깨진 상태다. 건강한 상태에서 메르스에 노출됐다가 사망한 환자는 모두 4명에 달한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보건당국이 중동에서 발생했던 역학조사를 토대로 차이점을 빨리 분석, 참고할 수 있는 결과물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메르스 확진자가 3명 추가되면서 총 165명으로 늘어났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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