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의 악재로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소비환경 악화로 영업실적 전망 하향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살아나던 소비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달 들어 각종 소비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내수시장에서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메르스 우려가 잠잠해 지기까지 유통업체들의 실적회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 메르스로 인한 악재가 소비시장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악재가 소멸될 때까지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모처럼 살아나려던 내수소비가 메르스 악재로 인해 재차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에다 올해 들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긍정적인 자산효과가 겹치면서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4~5월 두 달 연속 소비심리와 소비지출 증가율이 회복세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6월 들어 메르스 확진 환자 증가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매유통과 문화 및 여가생활 등 내수소비 전체적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6월 들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외출을 꺼리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비 각각 16.5%, 3.4% 감소했고, 영화관, 놀이공원, 프로야구, 박물관, 미술관 등의 입장객 감소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유통업체들의 영업실적은 당초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메르스의 영향으로 실적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메르스의 확산 여부에 따라 소비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될 것이지만, 일단 훼손된 소비심리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메르스를 제외하더라도 소비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계구매력은 크게 제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질소득의 정체와 함께 고용불안과 노후준비로 가계의 소비심리와 소비지출 증가율은 여전히 미약한 상태다.
박 연구원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긍정적인 자산효과 이외에는 소득, 고용, 소비심리 등 소비환경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관련업체들의 영업실적 또한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메르스 악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유통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메르스 영향으로 6월 둘째주 주말 백화점, 할인점 및 의류업체들의 매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메르스 우려가 잠잠해 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관련업체들의 6월 실적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6월 초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며, 메르스 사태 안정화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개인 위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비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근거리 채널 소비나 온라인ㆍ모바일 쇼핑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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