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상장기업들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4년만에 6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견실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장사들의 고용기여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에 질 좋은 일자리 비중이 줄었음을 가리킨다.
9일 통계청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장사 1749곳(유가증권시장 727곳, 코스닥시장 1022곳)의 국내부문 전체 종업원 수는 151만4029명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126만2943명, 코스닥시장 25만1086명이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의 1.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장사들이 창출한 일자리는 2010년 11만4958명에서 2011년 8만5968명, 2012년 5만1487명으로 감소추세다. 2013년에는 5만371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지난해 3만250명으로 또다시 꺼졌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53만3000명 늘며 12년만의 최대 증가폭을 보였지만 상장사가 고용한 취업자는 5.7%에 그쳤다. 2010년만 해도 한 해 동안 늘어난 취업자 중 상장사가 고용한 취업자가 35.6%를 차지했으나, 4년 만에 6분의1토막 난 것이다.
특히 고용 규모가 큰 대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낮아졌다. 종업원 수 상위 20위 상장사의 직원은 지난해 총 55만388명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증가율이 2013년 5.5%에서 대폭 줄었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종업원 수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삼성전자로 9만5794명이다. 이어 현대차(6만4956명), LG전자(3만7835명), 기아차(3만4112명), LG디스플레이(3만2434명) 순이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C&S자산관리가 5611명으로 가장 많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소비가 줄며 상장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일자리가 53만개 이상 늘어난 것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시간제 일자리 등이 증가한 것으로, 기업투자로 늘어난 고용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