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중견기업인들이 8일 정부가 중견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기 계양정밀 회장은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강연회에서 연사로 나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중견기업이 대기업 인력양성소가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마저 든다"면서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에 대해 지적했다. 또 국제 무역시장 장벽을 뚫기 위해서 R&D 투자가 많아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애로점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최 부총리는 "중소·중견기업 연구소에 석박사 등 고급인력이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같이 정부 출연 연구소를 중소·중견기업의 R&D센터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허청의 IP-R&D 전략지원사업에서 중견기업에 지원되는 금액 제한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B2C 기업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지원이 미미하다"면서 "중견기업을 위한 맞춤형 해외진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해외시장을 개척해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의 입지가 탄탄해야 하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공공구매시장 진입제한 등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해서 대기업이 참여하는 중견기업 맞춤형 해외시장 개척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해외 마케팅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의 폐지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운용과정에서 과도하게 적용되는 부분은 없는 지에 대해 동반위와 협의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가업승계중기지원법에 대해 언급했다. 김 회장은 "가업 승계와 관련, 업종이 유지돼야 승계가 가능하고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법인세를 더 많이 내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대를 이어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국회에서 부결됐는데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이 같은 법안을 계속 해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법안을 내면서 부자 혜택만 준다고 욕을 먹었는데 중견기업인들이 국회의원들을 좀 만나서 현실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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